설마설마했는데… 끝내 안터진 방망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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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WBC개막전 이스라엘에 1-2패
초반 마르키-손턴에 3안타로 묶여 5회말 서건창 득점타로 겨우 동점
이후 추가득점 기회 번번이 놓쳐 연장 10회 뼈아픈 결승점 허용
남은 2경기 모두 이겨야 2R 진출

한국 야구대표팀이 확실한 승리를 예상했던 이스라엘에 일격을 당하면서 2라운드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개막전에서 ‘복병’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네덜란드(7일)와 대만(9일)을 모두 이겨야 각조 1, 2위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의외의 패배였다. 지역 예선을 거쳐 이번 대회 본선 무대에 오른 이스라엘은 네덜란드보다는 한 수 아래로 평가돼 한국으로선 승리를 챙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하지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과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이스라엘의 전력은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한국은 방망이가 문제였다. 김태균(한화)이 3타수 무안타, 이대호(롯데)가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방망이가 침묵했다. 한국은 0-1로 뒤지던 5회말 서건창(넥센)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고 여러 차례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후속타 불발로 승기를 잡지 못했다. 선발 장원준(두산)이 2회초 볼넷 밀어내기로 1실점한 한국은 4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이스라엘 선발 제이슨 마르키(전 신시내티)와 잭 손턴(전 뉴욕 메츠)에게 3안타로 묶이며 추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4회까지 매회 주자가 나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3번 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1, 3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연이어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말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대량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경기 막판까지 답답한 승부를 이어갔다. 5회 허경민(두산)의 볼넷과 김재호(두산)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이용규(한화)가 보내기 번트를 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서건창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1사 1, 2루에서 다시 김태균과 이대호가 맥없이 물러났다. 7회말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킨 한국은 8회말에도 김태균의 볼넷과 손아섭(롯데)의 안타로 1사 1, 3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민병헌과 양의지가 범타로 물러나며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연장 10회초 2사 1, 3루에서 2루수 내야 안타로 뼈아픈 결승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10회초 등판한 임창용(KIA)은 1이닝 동안 2안타 1볼넷으로 1실점해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돌부처’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8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해 이스라엘의 스콧 버챔(콜로라도)을 직구 4개만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상대 타선을 막아 꺼져가는 불씨를 살렸지만 타선은 여전히 침묵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오승환이 위기 때 실점을 막아줘서 힘이 됐는데 타선에서 결정적인 기회 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3, 4번인 김태균과 이대호가 부진했는데 다음 경기 때 다시 믿어 보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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