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노상래 “천당과 지옥 오간 지난해…나도, 팀도 더 단단해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24일 05시 45분


전남 드래곤즈 사령탑으로 3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노상래 감독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끊임없이 나를 채웠고, 공부도 많이 했다”고 지난 2년을 되돌아본 뒤 “팀 컬러와 방향이 명확히 선만큼 나도, 팀도 거침없이 달려가리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남 드래곤즈 사령탑으로 3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노상래 감독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끊임없이 나를 채웠고, 공부도 많이 했다”고 지난 2년을 되돌아본 뒤 “팀 컬러와 방향이 명확히 선만큼 나도, 팀도 거침없이 달려가리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전남과 재계약한 노상래 감독

바지감독 논란에 자책…지도자 교육 이수
끈끈함 앞세워 상위 스플릿 이상 성적 도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남 드래곤즈의 2016시즌은 나름 만족할 만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꾸준히 도전하고 경쟁력을 키운 덕분에 상위 스플릿(1∼6위)에 진입했고, 12승11무15패(승점 47)를 기록하며 5위로 한 해를 마감했다. 전남의 상위 스플릿 진입은 2012시즌 스플릿 시스템 시행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노상래(47)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요구하는 P지도자 라이선스를 따지 못해 임시 사령탑을 고용하는 등 한바탕 ‘바지 감독’ 논란을 겪은 탓이다. 최근 전남 광양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노 감독은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말했다. 선수단 전원이 똘똘 뭉쳐 일군 업적의 의미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반감됐다는 자책이었다. 사실 노 감독이 크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는 이미 몇 해 전 지도자 교육을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하석주(49·아주대) 전 감독과 전남 지휘봉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교육 타이밍을 놓쳤다.

어찌됐든 한바탕 소동은 끝났다. 상처도 거의 아물었다. 오히려 전남 구단은 지난해 12월 오프시즌 휴식기를 이용해 지도자 교육을 이수하고 돌아온 노 감독과의 계약을 2년 연장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노 감독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켜본 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도, 팀도 더 단단해졌다. 앞으로의 전남이 많이 기대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초반 어려움으로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 팀과 이별을 생각한 것도 이런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압박감에서였다. 다행히 선수들이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하면서 소박하지만 우리의 목표(6강 진입)를 이루는 기쁨을 맛봤다. 거기서 그쳤으면 좋았을 텐데, 돌연 ‘자격증’ 사태가 빚어졌다. 정말 잊지 못할 짧고도 긴 시간이었다.”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휴식기도 없었다. 시즌이 빨리 끝나 쉬는 시간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래도 (지도자) 교육을 받는 틈틈이 팀 구성도 원하는 방향에 맞춰 나름 알차게 진행했다.”

-동계훈련은 잘 이뤄지나?

“휴가가 길어 다소 걱정스럽긴 했다. 그런데 다시 소집해보니 각자 나쁘지 않은 몸을 만들어왔더라. 기초체력을 다지고, 세부전술을 익히고, 경기체력과 풀 시즌에 대비한 컨디션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전남 노상래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남 노상래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남은 클럽하우스에서 1차 훈련을 마치고 17일부터 제주 서귀포에서 조직력을 다듬고 있다. 팀 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포지션별 전략과 개인전술을 한창 만들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2월 7일부터 열흘간 이어질 일본 오키나와 3차 강화훈련이다. 철저히 실전 모드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쑤닝, 충칭 리판 등 중국 슈퍼리그(1부) 강호들과 맞붙는다.

-올해 기대감이 클 것 같다.

“당연히 목표는 상향조정했다. 단순히 상위 스플릿을 떠나 그 이상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이 목표를 통해 팀에 활기와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스플릿 출범 이후 번번이 좌절하다 지난해 성공했다. 지난해의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이 다가올 어려움에 해답과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큰 기대감의 이유가 궁금하다.

“힘들었던 과정과 즐거움을 공유한 선수들이 상당수 남았다. ‘헌신’의 의미를 깨우친 선수들이 많다. 아주 긍정적이다. 새로 수혈한 멤버들도 힘을 불어넣는 능력이 있다. 뭔가 2% 부족해 보여도, 이름값이 아주 높지는 않아도 알짜배기들이다. 내가 현역으로 뛸 때부터 전남의 힘은 항상 ‘조직’에 있었다.”

-2년 계약연장을 했다.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한 뒤 막연한 자신감은 있었는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코치와 감독은 달랐다. 남다른 책임감과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지더라. 고비에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어려움도 많았다. 그런데 지난 2년을 통해 끊임없이 나를 채웠고, 공부도 많이 했다. 물론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앞으로의 2년은 무엇보다 시행착오가 줄어들 것이다. 팀 컬러와 방향이 명확히 선만큼 나도, 팀도 거침없이 달려가리라 믿는다.”

-궁극적으로 ‘감독 노상래’가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팀은 무엇인가?

“끈끈함이 핵심이다. 전남이 언제 어디서나 포기하지 않는 응집력의 집결체가 되길 바란다. 기복도 최소화하고, 항상 전남을 껄끄러운 팀으로 상대가 여기도록 하고 싶다. 특히 홈에서 절대 강자의 위용을 보여주고픈 욕심이 있다. 100% 이루진 못했어도, 첫 해와 비교해 점차 나아지고 있다.”

● 노상래 감독

▲생년월일=1970년 12월 15일
▲출신교=군산제일중·고∼숭실대
▲선수 경력=주택은행(1993∼1994년), 전남 드래곤즈(1995∼2002년), 대구FC(2003년∼2004년 8월)
▲지도자 경력=김희태축구센터 코치(2005∼2006년), 아주대 코치(2007 년), 전남 코치(2008∼2011년), 강원FC 수석코치(2012년 1∼6월), 전남 수석코치(2012년 8월∼2014년 11월), 전남 감독(2014년 12월∼현재)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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