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팬들 氣받고… 이용대-유연성組 피날레 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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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우승… 中 차세대 에이스組에 2-1 역전승
이용대 “코치들과 포옹하다 울컥”

 “이용대 힘내라.”

 관중석에서 간절한 외침이 흘러나왔다.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경기에 나선 이용대(28·삼성전기)가 1세트를 패한 뒤 2세트에서도 3-8까지 뒤져 패색이 짙어질 때였다. 이용대는 지난 3년간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파트너 유연성(30·수원시청)과 남은 에너지를 모두 코트에 쏟아냈다. 대표팀 고별무대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한 이용대는 입고 있던 유니폼과 라켓을 팬들에게 던지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포효했다.

 배드민턴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 이용대와 유연성은 2일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결승에서 홈 팬 4000여 명의 응원 속에 7번 시드 리쥔후이-류위천(중국)을 2-1(16-21, 22-20, 21-18)로 눌렀다. 이로써 이용대는 대회 2연패라는 금빛 피날레 속에 13년 동안 몸담았던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이용대가 국가대표를 떠난 뒤 유연성은 혼합복식에서 활동하면서 새 남자복식 파트너를 찾을 예정이다.

 이용대와 유연성이 맞붙은 리쥔후이(195cm)와 류위천(193cm)은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지난주 일본오픈 정상에 올랐다.

 경기 초반 상대 페이스에 말리며 고전한 이용대와 유연성은 2세트 들어 정교한 네트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되살린 뒤 3세트 16-16에서 내리 4점을 따내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용대는 “열성적인 응원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 후 코치들과 포옹하는데 울컥했다. 더 이상 대표팀 경기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싶다. 동남아, 인도, 중국 등 해외 리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은퇴 사유로 지적된 개인 스폰서 허용 문제가 해결될 경우 다시 대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여운도 남겼다. 이용대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에서 내가 필요하다면 단체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대표 선수에게 스폰서를 허용해 오지 않았으나 이를 허용할 수 있는 방안 및 인센티브 강화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자 고성현 김하나.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자 고성현 김하나.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우승자 정경은(왼쪽) 신승찬.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우승자 정경은(왼쪽) 신승찬.

 혼합복식 세계 랭킹 1위 고성현(김천시청)-김하나(삼성전기)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 정경은(인삼공사)-신승찬(삼성전기)도 나란히 우승했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빅터 코리아오픈#남자복식 우승#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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