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최은실 ‘제2 농구인생’ 맑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4일 05시 45분


우리은행 최은실. 스포츠동아DB
우리은행 최은실. 스포츠동아DB
‘박신자컵 서머리그’ KB전 22점 19R
강훈련에 팀 이탈 아픔 딛고 맹활약


‘2016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가 12일부터 17일까지 충남 아산의 이순신 빙상장 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다. 여자프로농구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해 각 팀의 식스맨들이 주로 출전하는 대회다. 일부 팀은 극소수의 주전을 기용하는데, 우리은행은 13일 KB스타즈와의 경기를 8명의 선수만으로 치렀다. 주전 5명(임영희·양지희·이은혜·박혜진·이승아)을 제외했고, 박언주 등 부상자들이 빠지면서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8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 후보로 꼽히는 KB스타즈와 대등한 싸움을 펼친 끝에 62-69로 석패했다.

우리은행이 전력의 열세를 어느 정도 극복하는 데는 장신 포워드 최은실(22·180cm·사진)의 역할이 컸다. 최은실은 이날 골밑을 책임지며 22점·19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골밑 근처에서뿐 아니라 3점슛 1개를 적중시켰을 정도로 외곽 플레이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가 최은실에게서 더 눈여겨본 대목은 리바운드였다. 전날 KDB생명전에서 4개에 그쳤던 리바운드가 하루 만에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위성우 감독은 “원래 공격력은 좋은 선수다. 수비가 약한데, 의지의 문제다. 오늘처럼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적극성을 보이면 정규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은실은 잠시 우리은행을 떠났던 선수다. 2012∼2013시즌 우리은행이 통합우승을 차지한 직후 이탈했다. 위 감독 부임 이후 혹독했던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실업팀으로 옮겼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성격의 위 감독이지만, 최은실에게는 한 번의 기회를 더 줬다. 선수도 “다시 농구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3개월 정도 훈련 멤버로 지내며 성실함을 보여 다시 우리은행의 일원이 됐다.

최은실은 지난 시즌 8경기에 출전해 평균 1.3점·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이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덕분에 좀더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위 감독은 “나는 뒤를 돌아보는 성격이 아닌데, 어떤 계기가 있어 최은실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월급을 못 받고 3개월 정도 훈련만 했는데 잘 이겨냈다. 재능은 있는 선수라 앞으로 어떻게 잘 훈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은실은 “감독님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다. 공격적인 스타일이지만, 팀 색깔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본격적인 시즌 준비가 시작된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면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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