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부글부글’… “축구선수보다 화산이 더 많은 아이슬란드에게 패하다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9일 05시 45분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왼쪽)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의 알리안츠 리비에라에서 벌어진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아이슬란드에 1-2로 패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패배의 아픔을 삭이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왼쪽)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의 알리안츠 리비에라에서 벌어진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아이슬란드에 1-2로 패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패배의 아픔을 삭이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열정·패기·팀워크 모두 완패
8강 탈락…호지슨 감독 사임
잉글랜드 팬들은 충격과 분노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또 다시 메이저대회에서 실망만 안긴 채 탈락했다.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16강전에서 아이슬란드가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경기 직후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은 사임을 선언했다. 아이슬란드는 개최국 프랑스와 다음달 4일 생드니에서 8강전을 치른다.

호지슨 감독의 발 빠른 사임과 미리 준비한 듯한 보도자료도 비난을 받았다. 경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결과를 예상한 듯 그의 사임을 알리는 보도자료는 미리 준비돼 있었고, 경기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배포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기다린 취재진에게 호지슨 감독은 “사퇴한다”는 말만 남긴 채 질문도 받지 않고 황급히 퇴장해 프랑스까지 온 영국 기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미 준비됐던 발표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 관계자는 “호지슨이 경기 후 탈의실에서 쓴 내용을 보도자료로 내보낸 것뿐이지 미리 준비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FA는 레이 루잉턴, 게리 네빌 코치도 호지슨 감독과 함께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전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연관지어 “우리는 더 이상 유럽이 아니다(We’re not Europe anymore!)”라고 노래했던 잉글랜드 팬들은 아이러니하게 대회에서도 탈락해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경기 후 니스 현지에서 만난 잉글랜드 팬들 대부분은 “돈만 많이 벌면 뭐하는지 모르겠다. 열정, 패기, 팀워크, 그 무엇에서도 아이슬란드가 앞섰다. 화가 난다”, “몇몇 선수들은 다시는 잉글랜드대표팀 유니폼을 입어선 안 된다”며 잔뜩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

인구가 33만명밖에 되지 않는 아이슬란드에 당한 패배는 충격 그 자체라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경기가 끝나자 잉글랜드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관중석에선 욕설과 야유가 쏟아졌고,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프랑스 경찰과 경호원들은 바빠졌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리 리네커는 방송에 앞서 자신의 SNS에 “하이라이트 방송을 하지 못하겠다! 대표팀 역사상 최악의 패배다. 축구선수보다 화산이 더 많은 아이슬란드에…”라는 말을 남기며 패배에 따른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니스(프랑스)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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