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해진 슈틸리케 감독…유럽 원정 평가전 대표팀 명단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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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슈할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은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냉정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다음 달 유럽에서 열리는 두 차례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스페인과, 5일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와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유럽 팀과 맞붙는 것은 처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발표한 20명의 명단에서 미드필더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수비수 김진수(호펜하임), 박주호(도르트문트)를 제외했다. 이청용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부터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함께 한국 축구의 허리를 책임져 온 핵심이다. 박주호와 김진수도 2014년 10월 파라과이전부터 올 3월 태국과의 평가전까지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6경기에서 각각 1182분과 1129분을 뛴 핵심 수비수이다. 26경기에 소집된 국가대표들의 출전 시간에서 김진수는 6위, 박주호는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은 올해 초부터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교체 선수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는 선발하기 힘들다고 지난번에 얘기했는데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와 박주호를 뽑지 않은 것도 이청용과 같은 이유”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3월 레바논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소집 때 이청용과 김진수, 박주호를 모두 포함시키면서 “냉정히 말해 경기력만 따지면 대표팀에 와서는 안 되는 선수들이지만 그동안 대표팀에 기여한 부분을 감안해 선발했다”고 했었다.

이청용과 김진수, 박주호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발 출전이 가능한 팀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하는 처지다. 대부분의 유럽 리그가 8월에 개막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 소속팀에 계속 남아 있어서는 9월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최종 예선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들에게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변화를 주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 팀과의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을 20명으로만 꾸렸다. 이전에는 대부분 23명의 엔트리를 모두 채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을 뽑으면 그중 4, 5명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첫 유럽 원정인데 선수들이 긴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서 1분도 뛰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20명만 뽑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윤빛가람(옌볜 푸더)이 슈틸리케호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윤빛가람이 2012년 9월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3년 8개월 만에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은 29일 소집돼 곧바로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한편 6월 4일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4개국(한국, 나이지리아, 온두라스, 덴마크) 친선축구대회에 참가할 올림픽 대표팀 명단도 이날 발표됐다. 권창훈(수원),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23명이 포함됐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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