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평창조직위원장 전격 사임…후임에 이희범 前 산자부 장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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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67)이 전격 사임했다. 후임 조직위원장에는 한국무역협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서울산업대 총장 등을 지낸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장관(67)이 내정됐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3일 “조 위원장이 한진해운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 등 그룹 내의 긴급한 현안을 수습하기 위해 경영에 복귀하고자 조직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25일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고,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와 자구 계획안도 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위원장 사의 표명과 이란 방문 취소 모두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한 회장님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당초 최태원 SK 회장, 허창수 GS 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동행 경제사절단에 포함됐지만 함께 가지 않았다.

조 회장 측이 밝힌 위원장직 사임 이유는 그룹 내 현안 수습을 위한 경영 복귀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직위, 체육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조금 다른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대기업 총수 위원장에게 바랐던 재정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정부 쪽에서 탐탁지 않게 여겨 연임이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강원 도지사를 지낸 김진선 전 위원장에 이어 2014년 7월 취임한 조 위원장의 임기(2년)는 다음 달까지였다. 2011년 10월 초대 위원장을 맡았던 김 전 지사는 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번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2014년 7월 중도 사퇴했다. 이런 이유로 조 위원장이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평창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조직위는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들어 이 전 장관을 위원장 후보로 내정했다. 장관부터 대학 총장, 경제단체장, 대기업 경영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갖춘 내정자가 올림픽 준비와 성공적인 올림픽에 필수인 마케팅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광주유니버시아드 유치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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