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흙 바꾼 사직…롯데, 실책 핑계 안 통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6일 05시 45분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새단장 후 두산과 첫 경기서 무실책
불규칙 바운드 줄고 타구 속도는 빨라져
선수들 “상태 유지가 더 중요” 한 목소리

롯데가 긴 타지 생활을 마치고 15일 새롭게 단장한 사직구장으로 귀환했다. 조명탑, 관중석, 화장실 등 야구장이 많이 바뀌었는데 압권은 내야에 깔린 적갈색 흙이었다. 롯데는 3억원을 들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등이 사용하는 미국 동부지역의 흙을 사직구장에 깔았다. 롯데는 “사계절이 있고, 비가 많이 오는 미국 동부지역 기후가 한국과 비슷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붉은 기가 도는 흙이 깔린 사직구장에서 롯데는 두산과 첫 경기를 경험했다. 양 팀 합쳐 22안타 11볼넷이 쏟아졌지만, 실책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 흙 교체가 빚어낸 효과는?

롯데 조원우 감독은 15일 두산전을 앞두고 내야를 바라보며 “이제 실책이 나오면 감독 책임이 70%”라고 말했다. 농담 속에 ‘이제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는 뼈가 담겨있었다. 새로 교체된 내야 흙은 점성이 강하고 단단해서 잘 파이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파인 곳에 타구가 굴절되는 불규칙 바운드 가능성이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그 대신 땅이 단단하다보니 타구 속도가 빨랐다. 강한 타구는 내야수를 강습하는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요행수를 바라기는 힘들어졌다. 오승택, 황재균, 정훈 등 롯데 내야수들은 경기 직후 예측 가능한 수비를 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상태 유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내야 흙 외에 마운드도 다른 성질의 것으로 교체했다. 투구동작 시, 미끄러짐이 방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흙뿐 아니라 잔디까지 관리에 심혈

흙의 상태를 처음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롯데는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문가를 초빙해 구장 관리에 관한 조언을 들었다. 내야 흙에 정기적으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다. 부득이하게 사람이 물을 뿌리지 못할 때에 대비해 원격조종으로 스프링클러를 작동하게 하는 장치다. 또 새롭게 바뀐 흙의 배수기능이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 메이저리그용 방수포를 구입했다. 흙뿐 아니라 롯데는 사직구장 잔디까지 새롭게 손을 댄다. 롯데 서정근 홍보팀장은 “골프장 관리업체를 선정해 잔디 관리를 전담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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