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배민구·인치환 ‘마당발 삼총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6일 05시 45분


김현경-배민구-인치환(맨 왼쪽부터)
김현경-배민구-인치환(맨 왼쪽부터)
■ 경륜계 인맥관리의 달인은?

김현경, 선후배 물론 비선수 출신까지 친분
의리파 배민구, 타 지역선수들에게도 인기
고양팀 리더 인치환은 인사성 밝기로 유명

유성팀 리더인 11기 김현경(슈퍼특선급)은 경륜계에서 알아주는 ‘전국구 스타’다. 전국에 친하지 않은 선수가 없을 정도로 ‘마당발’이다. 경륜 실력뿐만 아니라 인맥도 ‘슈퍼특선급’이다. 선수들과 어려운 일이 있으면 ‘김현경을 통하면 사통팔달’이라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의 인맥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닌다. 팀의 후배인 김주상(13기)과 친해져 이를 발판(?)으로 김주상의 동기인 노태경(광주), 송경방(광주)과 ‘형님과 동생’ 사이로 텄다. 또 비선수 출신 13기 박병하(김해B)와도 친목을 쌓으며 친구까지 유지하게 됐다.

비선수 출신으로 대구팀에서 훈련하고 있는 박성근(13기, 특선)은 간간이 유성팀을 찾아 훈련을 하고 있다. ‘매개체’는 김현경이다. 또 이진웅(18기, 김해B)은 평소 자신의 경주를 현경 선배가 모니터를 통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고마운 선배라 전하고 있을 정도다.

‘마당발’ 김현경의 인맥관리 비결은 간단하다. 선배에겐 늘 깍듯하게 대하고, 평소 어려워하는 후배들과 비선수 출신들에게는 그가 먼저 다가가 몸을 낮추며 친분을 쌓는다. 또래 친구들과는 다소 터프한 표현도 서슴지 않아 더욱 빠른 속도로 친해지기도 한다. 여기에 개인 시간에도 자주 안부를 주고받을 뿐 아니라 각종 경조사에도 늘 빠지지 않는다.

이 뿐만 아니다. 경주 중에도 매너가 좋아 훈련지역은 유성이지만 위로 수도권, 아래로 경상권과 호남권까지 활발한 연대가 이뤄지는 대표적 선수이기도 하다.

벨로드롬에 김현경처럼 인맥관리를 잘하는 ‘마당발’들이 많다. 12기 배민구(특선급)도 그렇다. 그는 타 지역 선수들조차 엄지를 추켜세울 만큼 심성이 여리고 곱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외모도 귀염성이 있어 동료 및 선후배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하다.

그의 인맥을 ‘스캔’해 보면 과거 자신의 집에서 묶으며 동계훈련을 했던 광주팀 노태경과 친분이 있고, 충청권 김원정과도 허물없이 지낸다. 또 수도권 김형완, 대구팀 류재열과도 친하다. 또한 동기인 이홍주를 통해 비선수 출신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배민구의 인맥관리 비법은 ‘의리’다. 프로로서 동료애 의식이 강한다. 경기장에선 순리대로 경주를 풀고 있어 타 선수들로부터 호감을 얻는다. 현재 부산팀이지만 김해팀 선수들과 함께 거리낌 없이 훈련할 정도다.

또래를 바탕으로 ‘전국구 인맥’을 유지하는 선수들도 있다. 슈퍼특선급 정종진과 ‘경북의 희망’ 류재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87년생 토끼띠 동갑내기들. 87년 토끼띠들은 전국의 각 팀별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정종진과 류재열은 이들을 매개로 각 팀별 선후배들과 두루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고양팀 리더’인 17기 인치환(특선급)은 ‘스마일’로 인맥관리를 하는 스타일이다. 늘 웃고 다니는 모습에 경륜 선수동 경비원들도 ‘인치환’이란 말만 하면 엄지손가락를 번쩍 든다. 겸손은 기본이요, 인사성까지 밝아 상대를 기분 좋게 해 ‘벨로드롬의 사이다’로 통한다. 인치환은 실제 경기 중에도 늘 호쾌한 자력 승부로 일관하고 설사 역전을 당했어도 기분 나쁜 표정을 짓지 않는다. 승부에서 밀려도 절대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역시 깔끔한 매너를 자랑하는 대표적 선수다.

경륜전문지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경륜은 늘 상대와 경쟁해야 하고, 상대를 밟아야 내가 올라가는 냉정한 종목이다. 따라서 선수들 간에 감정싸움이 일어나기 쉬운데 이때 필요한 것이 인맥관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륜은 특히 조금만 돌발적인 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타 선수들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안길 수 있는 만큼 페어플레이나 동료의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륜이 지금처럼 별 무리 없이 잘 굴러가는 것은 선수들이 그만큼 따뜻하다는 방증이다”고 평가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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