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이기고 싶었다’ 끝까지 승리를 원했던 KGC 오세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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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오세근. 스포츠동아DB
KGC 오세근. 스포츠동아DB
3차전 연장 종료 18초전 발목 부상당해
체력저하에도 불구하고 팀 위해 헌신
김승기 감독 “4차전 출전 어려울 듯”


“(오)세근이가 다쳐서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네요”

KGC 김승기 감독은 1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90-86으로 승리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KGC 라커룸도 말 한마디 없이 조용했다. 승리 팀 분위기가 아니었다. 오세근의 부상 때문이었다.

오세근은 이날 연장 종료 18초 전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하승진의 발을 밟아 왼쪽 발목이 심하게 꺾였다. 그는 쓰러졌고 다시 코트로 돌아오지 못한 채 벤치에서 팀 승리를 바라봤다.

경기 후 오세근은 염증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상 부위에 얼음을 댔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는 목발을 짚은 채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오세근은 “리틀에게 스크린을 갔는데, 공격을 하지 않더라. (스크린을 포기하고)리바운드를 들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에어볼이 나왔다. 리바운드는 잘 잡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끝까지 승리를 믿었던 오세근


오세근은 누구보다 이기고 싶었다. KGC의 전력과 분위기가 과거 우승을 차지했던 2011~2012시즌 같지는 않았지만, 절대 강자가 없는 시즌인 만큼 그는 우승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또한 시즌 초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만큼 끝까지 최선의 플레이로 보답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했던 그다.

KGC는 김승기 감독 부임 이후 모션오펜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트 공격에서 오세근의 비중이 줄었다. 대신 슈터들을 위한 스크린과 공격리바운드 참가가 주된 임무가 됐다. 오세근은 포스트 공격에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팀 색깔에 맞췄다.

KCC와의 4강 PO에서도 그는 스크린, 리바운드 참가는 물론이고 자신보다 21cm나 더 큰 하승진(221cm)을 상대로 포스트에서 힘겹게 버텼다.

타 구단 관계자는 “오세근 정도 되니까 하승진을 상대로 저 정도로 버티는 것이다. 수비에서 체력 소모가 심한데다 움직임도 많은 데 그 와중에서도 자기 플레이를 다 한다. KGC가 1, 2차전에서 이기지 못해서 빛나지 못한 것 뿐이다. KGC가 6강 PO에서 삼성을 꺾은 데에는 외곽슛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지만, 수비에서 삼성 골밑을 상대한 오세근이 없었다면 KGC에게 4강 PO는 없었다”라고 오세근을 평가했다.

2차전에서 21점·11리바운드·5어시스트를 올렸던 오세근은 3차전에서도 17점·10리바운드·5어시스트로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공헌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누구보다 주목받았을 활약이었다.

오세근은 “지고 싶지 않았다. 1, 2차전을 내줬지만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이기고 싶었다. 올 시즌을 (부상 때문에) 이렇게 끝내게 된 것 같아 너무 아쉽다”라고 말했다.

●오세근 없는 KGC의 4차전은?

현재로서는 오세근의 4차전 출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부상이 깊다. 김승기 감독은 “아무래도 4차전 (오)세근이의 출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KGC는 오세근 없이 KCC의 센터 하승진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승기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쩌겠는가. 정규리그 때 세근이 없이 경기를 한 경험이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안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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