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주성 “팀 추락 고통 산행으로 달래… PO에선 위협적 존재 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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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일만에 부상서 복귀 동부 김주성

동부 김주성(37·사진)은 지난해를 누구보다 행복하게 매듭지었다. 팀은 시즌 최다인 6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순위가 올랐고, 자신도 한국프로농구 최초로 1000블록슛을 달성했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액운이 닥쳤다. 1월 1일 KCC전에서 무릎을 다쳐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은 것. 김주성이 빠진 동부는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결국 막차로 6강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경기장 밖에서 팀의 추락을 지켜봐야 했던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통증 때문에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그저 답답할 노릇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소화도 잘 안 됐다. 아예 뛰질 못하니 답답해서 산에도 많이 올랐다. 좀 더 젊었으면 재활도 좀 더 빨랐을 텐데…(웃음).”

‘김주성 공백이 너무 크다’는 말이 쏟아졌다. 김주성은 “(내가 빠진 뒤) 어린 선수들만 뛰다 보니 경기 중간 늦춰야 할 때와 빨리 해야 할 때의 구분을 잘 못하는 바람에 실책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은 한번 겪어야 할 일이다. 아무리 길어봤자 내 선수생활이 2년 안에 끝나는데 팀도 확실히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통산 1000번째 블록을 완성하고 있는 김주성.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한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김주성은 48일 만인 18일 오리온전에서 복귀한다. 동아일보DB
개인통산 1000번째 블록을 완성하고 있는 김주성.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한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김주성은 48일 만인 18일 오리온전에서 복귀한다. 동아일보DB
은퇴 시점을 정해뒀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지는 않다. 일단 다음 시즌까지는 계약이 돼 있다. 물론 내 몸이 허락하지 않거나 팀에서 필요하지 않은 선수가 되면 그때는 은퇴할 거다. 하지만 부상으로 떠밀리듯 은퇴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1000블록슛에 이어 그는 통산 3번째 9500득점도 앞두고 있다. 얼마 남았느냐고 묻는 그에게 31점이라고 하자 “올 시즌에는 어려울 것 같다. 다음 경기부터 나가더라도 컨디션 조절이 먼저”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김주성은 “은퇴 전까지는 추승균 선배의 기록(1만19점)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시기가 오니 기록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고 했다. “예전엔 정말 기록에 신경을 안 썼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간의 활동이 하나씩 쌓여 이렇게 큰 영광으로 돌아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년에 나 자신에게 의욕을 불어넣는 하나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김주성이 있는 동부’는 6위까지 밀려날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김주성 역시 “경기력을 단기간에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진 모르지만 (다른 팀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48일 만에 코트로 돌아오는 그에게 남은 기간의 각오를 물었다. “올 시즌 목표가 전 경기(54경기) 출전이었는데 반도 못 채우고 헉헉대고 있다”며 미소를 지은 그는 “그래도 남은 시간 동안 내가, 또 팀이 할 수 있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팬들이 우리 팀이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점만 알아줬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와 같이 울고 또 같이 웃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17일 kt를 78-71로 꺾고 정규리그 5위를 확정했다. 전자랜드는 KGC를 86-82로 제압하고 4연승을 달렸다.

원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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