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밋에게서 ‘KCC 전설’들의 모습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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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경기 평균 29.6점 골 폭발
팀 8승 2패로 상승세… 3위로 점프
감독 “전성기 이끈 맥도웰-민렌드, 그들보다 해결사 능력은 에밋이 위”

프로농구 KCC의 안드레 에밋(34)이 최근 10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9.6점을 몰아넣으며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평균 득점만 놓고 보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 중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오리온)를 능가한다.

에밋은 리카르도 포웰이 전자랜드로 이적한 뒤로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물 만난 고기처럼 공격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에밋의 득점포가 폭발하면서 10경기 8승 2패로 상승세를 탄 KCC는 3위(24승 16패로)로 뛰어올랐다. 선두 모비스와는 3경기 차다. 13일 KCC에 다 이긴 경기를 역전패한 김승기 KGC 감독조차 이날 경기에서 28점을 터뜨린 에밋에 대해서 “너무 잘한다.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한다”며 두 손을 치켜들었다.

2014∼2015시즌 개인 욕심만 부린 외국인 선수 타일러 윌커슨과 디숀 심스 탓에 애를 태웠던 KCC는 오랜만에 들어온 복덩이 외국인 선수로 신바람이 났다.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해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성공보다는 실패작이 많았던 KCC이기에 기쁨은 더욱 크다.

하지만 KCC에도 자랑할 만한 외국인 선수는 있었다. 조니 맥도웰과 찰스 민렌드다. 맥도웰은 1997∼1998시즌부터 4시즌 동안 현대에서 이상민 삼성 감독, 추승균 KCC 감독과 함께 2차례 우승을 이뤄냈다. 단신이었지만 ‘탱크’라는 별명답게 힘을 앞세운 득점과 리바운드로 골밑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를 압도했다. 당시 이 감독과 엮어낸 2 대 2 공격 플레이는 지금도 교본처럼 활용된다.

민렌드 역시 2003∼2004시즌을 시작으로 3시즌 동안 이상민 추승균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팀에 우승과 준우승 1차례씩을 안겼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기복 없는 플레이와 성실한 태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KCC의 두 외국인 전설과 함께 코트를 누볐던 추 감독은 KCC의 3번째 전설로 에밋을 찍었다. 추 감독은 “공격에서 해결사 능력은 에밋이 맥도웰, 민렌드보다 앞선다. 특히 상대에 큰 점수로 뒤지는 상황에서 상대의 상승 분위기를 다시 끌어내리는 득점을 할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이런 공격 본능을 계속해서 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추 감독은 “아무래도 상대가 에밋을 막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상대가 더 강하게 수비하겠지만 에밋이 상대 수비를 잘 역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4일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경기에서는 9, 10위 두 팀이 나란히 승리했다. 최하위 전자랜드는 포웰의 30득점에 힘입어 85-81로 승리해 8연패를 탈출했다. LG는 김종규가 더블더블(17득점, 12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오리온을 72-63으로 눌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안드레에밋#맥도웰#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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