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없이 던지는게 소원”이라는 권혁,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9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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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권혁. 스포츠동아 DB
한화 투수 권혁. 스포츠동아 DB
“누군가는 (프로야구) 한화 투수들의 이런 활약을 ‘헌신과 근성’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 감독의 올 시즌 투수 운용은 투수 보호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1980, 90년대 야구의 우울한 부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2013년 6월 6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의 일부 내용이다. 여기서 ‘김 감독’은 현재 김성근(73) 감독이 아니라 김응용(74) 감독이었다. 과연 ‘야신’의 마운드 운용법이 ‘킬끼리’와 얼마나 다를까(‘킬끼리’는 한화 팬들이 투수를 죽인다는 뜻으로 영어 ‘kill’과 김응룡 감독의 별명인 ‘코끼리’를 합쳐서 부르던 별명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2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0-2로 앞선 9회 마무리 투수 권혁(32)을 등판시켰다. 그리고는 “다른 투수를 올렸다가 경기가 복잡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혹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삼성 시절부터 원 없이 던지는 게 소원이었다”고 답한 권혁에게는 따로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큰 점수차 등판인데 괜찮냐”는 질문에 그는 그저 “야수들이 지쳐있기 때문에 빨리 빨리 던지려 노력했다”고만 답했다.

권혁은 이날까지 81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2004년 기록한 개인 최다 이닝(81이닝)을 이미 넘어섰다. 현재 페이스라면 권혁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130이닝을 넘게 던지게 된다. 프로야구에서 130이닝 이상을 던진 구원투수는 2002년 133과 3분의 2이닝을 던진 두산 이상훈(44)이 마지막이다.

권혁뿐만 아니다. ‘구원 투수 피로도’를 보면 1~3위 모두 한화 투수다. 부상으로 42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던 윤규진(31)도 6위다. 구원 투수 피로도는 등판일마다 ‘(5일 전 상대 타자)+(4일 전 상대 타자×2)+(3일 전 상대 타자×3)+(2일 전 상대 타자×4)+(하루 전 상대 타자×5)’를 계산한 뒤 등판 횟수로 나눈 값이다.

그러면 킬끼리는 어땠을까. 그때도 한화 소속 유창식(23·현 KIA)과 송창식(30)이 나란히 피로도 1, 2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당시 10위 안에 있던 한화 투수는 이 둘뿐이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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