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연루 의혹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2013년까지 6회연속 유도회장 역임
현정부 출범후 체육회 통합 등 갈등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이 2013년 2월 22일 3차례 도전 끝에 회장에 당선된 뒤 기자회견을 앞두고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72)은 ‘한국 유도의 대부’로 통한다.
김 회장은 1995년 대한유도회 수장을 처음 맡은 뒤 6차례 연속 회장을 지냈다. 그가 18년 동안 한국 유도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유도의 메카’ 용인대의 총장 자리에 20년 동안 있었던 덕분이다. 1961년 용인대의 전신인 대한유도학교에 입학해 대표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1994년부터 용인대 총장을 5차례 잇달아 하며 국내 대학 총장 최다 연임 기록을 세웠다.
2013년 체육회장에 당선되면서 유도회 회장을 그만뒀지만 김 회장의 유도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가 후임으로 사실상 선임했던 남종현 유도회장이 ‘맥주컵 폭행 사건’으로 최근 사퇴했지만 김 회장의 지위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김진도 경북유도회장(65)이 차기 유도회 신임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는데 김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어 8월 3일 대의원총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진도 회장이 1968년 대한유도학교를 입학했을 때 조교가 김 회장이었다. 섬유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때 김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유도계에서의 위상은 확고했어도 체육회장으로서는 그렇지 못했다. 김 회장은 현 정부 출범 직전 치러진 체육회장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을 3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당시 김 회장이 자신이 대행으로 임명한 유도회장의 투표권 행사를 놓고 이에리사 의원 측과 큰 갈등을 빚었다. 이후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체육계 자정 운동과 통합 체육회 출범 등의 현안을 놓고 정부와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검찰이 김 회장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데에는 체육회의 비리 의혹뿐만 아니라 최근 유도계가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대학교수 등 유명 유도인들이 공금 횡령, 승부조작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은 이 과정에 김 회장이 연루돼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