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브링카 “트로피에 내 얼굴, 꿈은 아니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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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링카, 프랑스오픈 깜짝 우승
나달에 막혔던 세계1위 조코비치, 커리어 그랜드슬램 야망 또 좌절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파리지앵은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가려진 뒤 90초 가까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승자를 향한 찬사는 아니었다. 패자를 위한 위로와 격려였다. 준우승 트로피를 만지작거리며 입술을 깨물던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28·세르비아·사진)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8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 조코비치는 세계 9위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30·스위스)에게 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을 접었다. 조코비치는 유독 프랑스오픈과는 인연이 없었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4년 동안 준우승만 3번이다.

조코비치의 야망은 이 대회에서 통산 9차례 우승한 라파엘 나달의 벽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다. 올해는 8강전에서 조코비치가 나달을 제압해 숙원 해결이 유력해 보였지만 징크스 탈출은 없었다. 세계 3위 앤디 머리(영국)와의 준결승을 악천후 때문에 이틀에 걸쳐 치르면서 휴식 없이 결승에 나서는 불운까지 겹쳤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에) 다가섰지만 네트 너머 상대도 간절히 우승을 원했으며 그럴 자격이 충분했다.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오랜 세월 같은 스위스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의 그늘에 가려 있던 바브링카는 그동안 상대 전적에서 3승 17패의 절대 열세였던 조코비치에게 3-1(4-6, 6-4, 6-3, 6-4)로 역전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해 호주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안은 바브링카는 요즘은 좀처럼 찾기 힘든 한 손 백핸드의 위력을 앞세워 서른을 넘긴 나이에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했던 바브링카는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이었다. 조코비치를 꺾은 걸 믿을 수 없다”며 기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바브링카#조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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