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우승 놓쳤다” 막내 김진수의 눈물

‘아시안컵 한국-호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연장 전반 종료 직전 결승골 빌미 제공
“두리 형 은퇴 선물 해주고 싶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축구대표팀 왼쪽 수비수 김진수(23·호펜하임)는 지난달 31일 시드니 올림픽파크 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 직후 사과를 거듭했다. 자신의 실수로 결승골을 내줘 호주에 패했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김진수는 1-1이던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실수로 상대에게 측면 돌파를 허용했고, 결국 이어진 장면에서 호주의 결승골이 터졌다. 한국 진영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바로 바깥에서 토미 주리치(웨스턴 시드니)가 쫓아오는 상황에서 그는 힐 패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볼은 주리치의 몸에 맞고 엔드라인 앞에 멈췄다. 김진수는 주리치와의 몸싸움에서 밀려 볼 소유권을 내주고 말았다.

김진수는 “(차)두리 형이 마무리를 짓는데 큰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막내로서 너무 경솔했다. 나 때문에 우승을 놓쳐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형들은 ‘괜찮다, 잘했다’고 하는데 내가 실수를 해서 일을 그르쳤다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 후회되고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진수는 대표팀에서 이영표(은퇴) 이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왼쪽 풀백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수비도 안정적이었고, 공격 가담을 통해 8강전과 4강전에서 연속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왼발 킥이 필요하면 어김없이 그가 맡았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실수로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됐다.

김진수는 “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큰 대회였고, 결승이었는데 실수를 했다. 죽을 때까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 선수들한테, 국민들한테 죄송하다. 그냥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생각이 안 난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시드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