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즈벡]손흥민 머리로 발로 2골 ‘쾅쾅’…한국, 우즈벡 깨고 4강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2일 2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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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 동아DB
손흥민. 사진 동아DB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레버쿠젠)은 연장 전반 막판 선제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 오른쪽 구석으로 달려 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누워있었다. 다리에 쥐도 났지만 체력이 바닥난 동료들에게 시간을 주고 싶었다. 잠시 뒤 그의 얼굴에는 편안한 미소가 퍼졌다.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린 표정이었다.

손흥민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 22일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2-4 패)에서 골을 넣은 지 11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한국축구의 기대주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며 ‘황태자’로 주목 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던 손흥민은 독일 출신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을만한 선수였다. 그런 손흥민에게 슈틸리케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손흥민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경기에서 단 한 골도 잡아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열린 8강전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을 데려갔다. 이번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손흥민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였다.

아시안컵 공식 기자회견은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다. 기자회견에 나온 선수는 다음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오만 전에서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쿠웨이트 전에서는 차두리(서울)가, 호주 전에서는 곽태휘(알힐랄)가 그랬다. 기성용은 오만 전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한국의 첫 승을 이끌었다. 차두리는 결승골을 도왔고, 곽태휘는 호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기자회견 작전은 이날도 대성공을 거뒀다.

‘손흥민 타임’은 연장에서야 시작됐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1분 전 김진수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볼을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잡아냈다. 손흥민은 연장 후반 14분에도 강력한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1만여 명의 한국 관중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손흥민’을 연호했다. 손흥민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멜버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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