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력 대신 친화력, 케빈 새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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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용병 교체 일단 성공적… 블로킹 살아나고 팀 분위기 좋아져

시즌 중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모험이다. 일단 선수를 구하는 게 쉽지 않고, 국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려면 시간이 걸린다. 외국인 선수 도입 원년인 2005∼2006시즌 삼성화재가 선수를 교체했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도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국인 선수를 바꿨지만 순위를 바꾸지 못했다. 여자부의 GS칼텍스가 2009∼2010시즌 데스티니(현 기업은행)를 영입한 뒤 꼴찌에서 3위로 올라서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정도가 성공 사례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4일 새 외국인 선수로 케빈(25·프랑스·사진)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 영입한 ‘세계 3대 공격수’라는 아가메즈(29·콜롬비아)가 부상 등의 이유로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다. 1라운드를 2승 4패로 마친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첫 경기였던 우리카드전 승리 이후 3연패를 당하며 5위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케빈의 출발은 좋다. 데뷔전인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6점을 올리며 팀의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 2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도 26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3세트에서는 역대 최다인 12연속 서브를 넣는 진기한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케빈 가세 이후 현대캐피탈은 고유의 강점인 ‘높이의 배구’가 살아났다. 3연패 기간 4.3점에 그쳤던 경기당 평균 블로킹 득점이 2연승을 할 때는 12점으로 껑충 뛰었다. 209cm의 장신인 케빈이 블로킹으로만 5점, 4점을 올린 덕분이다.

2경기만 보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상대 감독들도 케빈이 온 뒤 현대캐피탈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아가메즈는 경기가 안 풀릴 때 동료들을 탓하곤 했지만 케빈은 독려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아가메즈만큼 위력적인 공격력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단체종목에서 실력만큼 중요한 친화력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케빈은 LIG손해보험전 승리 후 “세터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있는 단계인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4일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최하위 우리카드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8연승을 질주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인삼공사를 3-2로 이겼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케빈#현대캐피탈#외국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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