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어 美 ML서 김광현-양현종에 관심 갖는 이유는?

  • 동아일보

스포츠에서 왼손잡이는 불리하다. 미국은 국내에 비해 왼손잡이가 훨씬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다. 농구에 왼손 슈터는 드물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정상급 플레이어들은 오른손이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는 모두 오른손이다. 풋볼의 야전사령관인 쿼터백도 왼손은 불리하다. 수비수의 회전방향이 왼손 쿼터백에게는 대응이 쉽지 않다. 풋볼에서 왼손 쿼터백은 매우 희귀하다. 불리하기 때문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왼손이 그린 자켓을 입은 경우는 마크 위어, 필 미켈슨, 버바 왓슨 정도다.

그러나 야구는 다르다. 왼손이 절대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선수 수명도 우완에 비해 좌완은 2,3년 정도 길다. 구위를 떠나 오로지 좌완이라는 이유로 선호대상이 된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투수는 LA 다저스 좌완 클레이튼 커쇼다. 국내 프로야구 출신으로 전성기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류현진 역시 좌완이다.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 포스팅으로 단독협상권을 쥔 SK 김광현도 왼손이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는 KIA 양현종도 왼손이다. 과연 두 투수가 우완이었다면 메이저리그 구단이 관심을 가졌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타자도 좌타자가 훨씬 이점을 갖고 있다. 타석에서 1루까지 뛰는데 유리하다. 강타자들도 많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1위 타이 콥(0.366)은 우투좌타다. 통산 762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1위인 배리 본즈, 714개를 작성한 베이브 루스 역시 좌타자다. 통산 홈런부문 10위권에 4명이 좌타자다. 다른 종목에 비해서 왼손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진다.

왼손 투수가 야구에서 유리한 이유는 투구 때 내추럴 무브먼트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홈플레이트에서 볼이 움직이면서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는 데 애를 먹는다. 같은 150km라도 왼손이 더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미국 진출에 자신감을 가졌던 것은 결코 왼손인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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