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세계 최강 양궁에 기대
체조 회장사인 포스코, 노골드에 한숨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펜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한국 펜싱은 탈(脫)아시아 레벨로 올라섰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땅콩’ 남현희(33·성남시청)가 첫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따낸 게 신호탄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때는 이탈리아(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개의 메달을 따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마다 다르지만 연평균 20억 원 정도를 펜싱에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어린 선수들이 국제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뿌리부터 강한 한국 스포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프레스티지 파트너’(1500만 달러 이상 후원한 1급 후원사)인 SK텔레콤은 후원사 몫으로 받은 광고판(A보드)에도 자사 광고 대신 스포츠 꿈나무들의 희망사항을 적어 소개하는 ‘비 더 루츠(Be the roots)’ 프로그램의 글로 채우고 있다.
한화 역시 스마일 모드다. 회장사를 맡고 있는 사격에서는 금메달 7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게다가 김승연 회장의 3남인 승마 대표 김동선(25·갤러리아) 역시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어 잔칫집 분위기다. 대한승마협회 역시 한화생명이 회장사다.
‘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운동에만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1985년부터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한국 양궁이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금메달을 딸 수 있게 지원한 숨은 주역이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회장사를 맡고 있는 체조에서 32년 만에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본사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자리 잡고 있어 아쉬움이 더 크다.
인천 아시아경기 38개 종목 중 20개 종목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의 직간접적인 후원을 받는다. 전경련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결과보다 과정을 보고 투자하는 게 스포츠 후원 사업이지만 종합 2위라는 목표 달성을 바라는 건 모든 국민이 같을 것”이라며 “인천에서 좋은 성적을 내 후원을 이끌어내는 종목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