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출신 정혜림-김규리, 트라이애슬론 혼성팀 릴레이 은메달

이날 경기에는 정혜림 김규리(16·경일고) 두 소녀가 출전했다. 팀 릴레이는 남녀 4명이 각각 수영 250m, 사이클 6.6km, 달리기 1.6km를 연이어 하는 경기. 정혜림과 김규리는 첫째, 세 번째 주자로 나섰다. 소녀들은 이번 아시아경기 때 성인부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허민호(24·통영시청) 김지환(24·통영시청) 등 오빠들에 비해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전날 인터뷰 때 “마음을 편하게 먹고 하던 대로 하겠다”며 해맑게 웃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수촌에서 한 방을 쓰는 이들은 닮은 점이 참 많다. 수영에서 트라이애슬론으로 전향했고 트라이애슬론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소녀들은 대회가 끝나면 그동안 못 먹었던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기로 약속했다.
국제연맹 규정상 트라이애슬론 개인전에는 만 18세 이하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경기에 처음 채택된 팀 릴레이는 개인전보다 짧은 레이스를 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도 출전할 수 있다.
인천은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들의 도전 무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만 18세 이하의 어린 한국 선수는 30명. 사격 2관왕에 오른 김청용(17·흥덕고)과 달리 대부분 메달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미래의 메달리스트를 꿈꾸며 흘린 땀은 스타 선수 못지않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이들의 처음을 응원하는 것은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응원하는 것이다. 지금 기자의 눈앞에 있는 선수 중에 미래의 박태환과 손연재가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유쾌하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