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와트-밴헤켄-벤덴헐크, 밴씨 3총사가 한국야구 흔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4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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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저런 선수를 데려온 걸까요."

13일 SK와의 경기 도중 LG 관계자가 한 얘기다. 마운드에 선 SK 투수는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밴와트(28)였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밴와트는 LG 타선을 상대로 6과 3분의 1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5안타로 5실점했으나 자책점은 2점 밖에 되지 않았다. 실책 등으로 점수를 많이 내줬지만 공격적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타선의 도움으로 팀이 8-5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된 밴와트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달 12일 삼성전 이후 이날까지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이만수 SK 감독은 13일 LG와 경기를 앞두고 "밴와트의 연승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의 승리가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현재 SK는 42승 54패로 8위에 머물고 있지만 밴와트의 호투가 없었다면 승률은 더욱 떨어졌을 것이다. SK는 4위 롯데와의 승차가 3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좋아야 야구도 잘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로드리게스나 히메네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이름이 같은 선수가 아무래도 야구를 잘할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밴'씨 성을 가진 선수들의 맹활약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하다. 밴와트를 비롯해 등록명이 밴으로 시작하는 투수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밴 씨 성의 대표주자는 넥센의 왼손 투수 밴헤켄이다. 올해로 한국에서 세 시즌 째 뛰고 있는 밴헤켄은 1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5이닝 5실점의 부진한 투구에도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17승(4패) 째를 수확했다. 밴헤켄은 특히 5월 27일 SK전을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그날 이후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 밖에 12승 2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인 밴덴헐크는 삼성 선두 질주의 일등 공신이다. 지난해 7승(9패)에 그쳤던 밴덴헐크는 올해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밴' 씨 트리오가 한국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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