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더 빛난 ‘조연 메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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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전 연장 후반 도움… 영화 ‘아르헨 8강 진출’서도 존재감

《 한 편의 영화 같은 경기였다. 아르헨티나가 2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터진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2006년 독일 대회부터 3회 연속 8강 진출이다.
영화의 배역에 빗대어 이날 경기를 분석해 봤다. 》      


○ 아이돌 스타―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일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벌어진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스위스 문전으로 드리블하고 있다. 메시는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골을 도와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상파울루=GettyImages 멀티비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일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벌어진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스위스 문전으로 드리블하고 있다. 메시는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골을 도와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상파울루=GettyImages 멀티비츠
메시(169cm)는 이날 누구보다 많은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관중 앞에서 특유의 화려한 발재간을 선보이며 스위스 선수들을 농락했다. 그가 공을 잡으면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스위스는 압박 수비로 메시의 발을 꽁꽁 묶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수비 가담도 거의 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산책하듯 걸어 다녔지만 기회에 강했다. 공을 잡은 그는 수비 한두 명은 쉽게 제치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날 디마리아의 결승골도 그가 도왔다. 메시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최우수선수는 팬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조별리그 포함 4경기 연속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메시는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내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주연―아르헨티나 앙헬 디마리아

디마리아는 이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키 큰 메시’로 불리는 그(180cm)는 좌우 가리지 않고 스위스의 측면 수비를 공략했다. 크로스도 꾸준히 올리며 동료들에게 슈팅 기회를 선물했다. 그는 대표팀은 물론이고 소속팀(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늘 2인자에 가까웠다. 소속팀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메시의 그늘에 가렸다. 디마리아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4골에 그쳤지만 도움은 17개로 리그 최다였다. 하지만 이날 아르헨티나의 유효슈팅 22개 중 10개가 그의 발에서 나왔다. 주연으로 발돋움하려는 그의 노력은 결국 결승골로 빛을 보았다.

○ 불안한 아군―아르헨티나 세르히오 로메로

아르헨티나의 수문장 로메로는 이날 아르헨티나가 졌다면 가장 비난을 많이 들었을 선수였다. 그는 전반 38분 스위스의 역습 상황에서 공격수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정석대로라면 그는 재빨리 앞으로 나와 공을 처리하거나 공격수와의 거리를 좁혀야 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가다 뒤로 물러서 자칫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또 공을 잡다 놓쳐 공이 다리에 맞고 튀어 나가는 위험한 상황도 초래했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허점이었다. 아르헨티나 취재진은 “로메로 때문에 공이 골대 근처에만 가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 흔들리는 적군―스위스 요시프 드르미치

도와준 적군: 스위스 원톱 드르미치 골키퍼와 1대1서 맥빠진 슈팅… 완벽한 크로스 받아 허공에 ‘뻥’
도와준 적군: 스위스 원톱 드르미치 골키퍼와 1대1서 맥빠진 슈팅… 완벽한 크로스 받아 허공에 ‘뻥’
스위스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요시프 드르미치는 결정적 상황마다 실수를 저지르며 스위스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골키퍼에게 사뿐히 안기는 맥없는 슈팅을 해 스위스 응원단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후반 5분에는 제르단 샤치리가 완벽하게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바로 앞에서 어이없게 골대 위로 쏴 올리기도 했다. 그는 경기 뒤 실망한 표정 대신 “오늘 디마리아의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 존재감 없는 조연―아르헨티나 곤살로 이과인

세계적인 공격수 이과인. 이날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은 13.2km를 뛰었다. 하지만 그가 이날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이날만큼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상파울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아르헨티나#리오넬 메시#앙헬 디마리아#세르히오 로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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