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베테랑 조시 베켓 ‘노히트노런’에 전문가들 반응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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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베테랑 오른손 투수 조시 베켓(34)은 현재 다저스 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두 개 갖고 있다. 2003년 플로리다, 2007년 보스턴 시절 끼었던 것이다. 그는 존 스몰츠, 커트 실링 등과 함께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통했다. 큰 경기에서 워낙 뛰어난 투구를 했다. 포스트시즌 14경기 가운데 13경기에 선발로 출장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3경기가 완봉승이다. 2003년 말린스에서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구속이 떨어지면서 베켓의 위력은 점차 시들어졌다. 2012년 8월 보스턴은 다저스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베켓, 1루수 애드리언 곤살레스, 내야수 닉 푼토, 외야수 칼 크로포드를 다저스에 줬다. 보스턴이 당시 다저스에서 받은 선수 가운데 올해 25명 엔트리에 있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잘못된 계약의 연봉을 덜어내기 위한 트레이드였기 때문이다. 베켓은 트레이드 당시 보스턴에서 5승 11패에 평균자책점 5.23이었다. 다저스에 이적해 박찬호의 등번호 61번을 물려받았지만 2013년에는 발목 부상 등이 겹쳐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올해는 운마저 따라주지 않아 7경기 선발 등판 만에 5월14일 친정 말린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그런 베켓(3승 1패·2.43)이 26일(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6-0 완봉승을 거뒀다. 볼넷은 3개, 탈삼진은 6개였다. 다저스 사상 통산 21번째 노히트노런이다. 1996년 노모 히데오 이후 8년 만의 쾌거다. 2003년 39세의 랜디 존슨 다음의 최고령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3년 9월 30일 디트로이트의 헨더슨 알바레스가 마이애미를 상대로 작성한 1-0 노히트 게임 이후 처음이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최다인 21번의 노히트노런으로 투수왕국의 전통을 잇고 있다. 다저스 다음의 노히트노런 최다 팀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보스턴으로 18번씩 작성했다. 이날 노히트게임을 당한 필라델피아는 통산 19번째로 이 역시 최다 기록이다.

베켓은 월드시리즈 MVP 출신으로 노히트게임을 작성한 9번째 투수가 됐다. 마지막 월드시리즈 MVP의 노히트게임은 2004년 애리조나의 랜디 존슨가 애틀랜타를 2-0 퍼펙트게임으로 이긴 것이었다. 다저스의 전설 샌디 쿠팩스, 세인트루이스의 강속구 투수 봅 깁슨도 월드시리즈 MVP와 함께 노히트게임의 주인공이다. 쿠팩스는 퍼펙트게임을 포함해 4차례 노히트 게임을 기록했다.

전성기 시절 158km(98마일)의 속구를 뿌렸던 베켓은 요즘 평균 145km(90마일)을 던진다. 이날 마지막 타자 체이스 어틀리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울 때는 151km(94마일)가 측정돼 남은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이날 생애 최다인 128개의 볼을 던져 후유증도 염려된다. ESPN의 배리 라킨 해설자는 "다음 등판은 하루 더 휴식을 줘야 할 것이다. 그동안에 부상이 잦았지만 피칭과 직결된 게 아니어서 크게 염려되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2년 6월2일 뉴욕 메츠의 요한 산타나는 134개의 공을 던지며 구단 사상 첫 노히트게임의 대기록을 선사한 뒤 몰락했다.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다저스는 원정 9연전을 5승 4패로 마치고 LA로 이동했다. 류현진이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상대할 신시내티는 26일 홈에서 세인트루이스와의 야간 경기가 있어 LA 현지에는 당일 새벽에 도착한다. 메이저리그는 경기일 현지에 늦게 도착할 경우 타격훈련을 하지 않고 게임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베켓의 노히트게임과 함께 "류현진도 부상에서 회복해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했다. 상승 분위기를 타고 다저스가 조만간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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