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더비, 올해부터 자선경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16일 06시 40분


한국경마의 유일한 더비경주인 코리안더비가 올해부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선 레이스로 진행된다. 2013년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한 경주마 스피디퍼스트.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경마의 유일한 더비경주인 코리안더비가 올해부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선 레이스로 진행된다. 2013년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한 경주마 스피디퍼스트.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 ‘나눔을 향한 레이스’ 선언
난치성질환 어린이 치료비 1억원 기부

‘더비 매치’는 원래 경마용어였다. 18세기 영국의 경마대회에서 유래된 이 말은 스포츠에서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라이벌전으로 의미가 확장됐다. 이런 점으로 미뤄봐 모든 경마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더비 경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켄터키 더비’가 대표적이다. 총상금 200만 달러를 놓고 북미 대륙 최고의 경주마들이 스피드를 겨루는 켄터키 더비는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2분’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또 500송이가 넘는 장미 화환을 우승 경주마에게 걸어주기 때문에 ‘장미를 향한 질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인들은 일생에 꼭 한번은 봐야할 3대 스포츠경기로 슈퍼볼(미식축구), 월드시리즈(야구)와 함께 이 켄터키 더비를 꼽는다. 2012년 전미 스포츠중계 시청률 순위에서 켄터키 더비는 9%로 전체 6위를 기록, 월드시리즈(7.2%)와 마스터스 골프(8%)를 제쳤다.

한국 경마에도 더비 경주가 있다. 1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9경주로 치러지는 코리안 더비가 그것이다. 올해 17회를 맞은 코리안 더비는 총 상금 16억원이 걸린 삼관경주의 두 번째 관문이다. 또 국내에서 세 개 밖에 없는 G1(Grade 1)의 메이저 대회로서 서울과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경주마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쳐 ‘경부선 더비’로도 불린다.

올해부터는 코리안 더비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졌다. 나눔의 뜻을 되새기는 자선 레이스로 열린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코리안 더비의 부제를 ‘나눔을 향한 레이스’로 정하고 경주 종료 후 1억원 기부금 전달식을 연다. 이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돼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치료비 지원 사업에 쓰인다.

기부금은 한국마사회가 100% 출자해 만든 사회공익법인인 렛츠런재단에서 5000만원, 한국마사회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 공제로 모으는 엔젤스펀드에서 3000만원을 출연한다. 나머지 2000만원은 코리안더비 전날인 17일에 열리는 ‘렛츠런 나눔음악회’에서 모금운동을 해 채운다. 마사회는 김범수, 휘성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이번 음악회가 무료입장인 만큼 모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마사회 최원일 홍보실장은 “일본이 1995년, 2011년 지진이 발생했을 때 복구자금 마련을 위해 경주를 시행하는 등 해외 경마에서는 자선 레이스를 자주 볼 수 있다”며 “한국 경마도 이번 코리안 더비를 계기로 자선 경주가 좀 더 활발하게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모든 경마인이 참가할 수 있도록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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