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니 없는 스위프트, 평창행 웃음 보여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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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20일 헝가리와 첫판
올림픽 자동출전권 따낼지 관심

문제 하나. 야구는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어디일까. 정답은 골리(골키퍼)다. 아이스하키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퍽이 한쪽 골문 앞에서 반대 골문까지 가는 데 1초면 충분하다. 당연히 슛이 쏟아지게 되고 이를 막아내는 게 관건이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가 팀 전력의 60∼70%를 차지한다는 게 정설이다.

문제 둘. 공격수 다섯 명으로 이뤄진 팀과 수비수 다섯으로 구성된 팀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백이면 백 수비수 팀이 이긴다. 스포트라이트는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공격수가 받지만 역시 골을 넣는 것보다는 지키는 게 중요하다.

20일 경기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를 관전할 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팀당 엔트리는 22명인데 골리 1명, 수비수 2명, 공격수 3명 등 6명만 동시에 링크에 설 수 있다. 수비수 2명과 공격수 3명으로 구성되는 조합을 라인(line)이라고 부르는데 대개의 팀들이 골리 2명을 제외하고 4개 라인을 사용한다. 아이스하키는 체력 소모가 극심하기 때문에 30∼40초 간격으로 끊임없이 교체가 이뤄진다.

강팀과 약팀은 파워 플레이에서 갈린다. 아이스하키는 반칙을 한 선수를 경중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퇴장시키는데 이때 수적으로 우세해진 팀이 펼치는 플레이를 파워 플레이라고 부른다. 파워 플레이에서 골을 넣을 확률이 75%는 돼야 잘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수적 열세인 상황을 쇼트 핸디드(short-handed)라고 하는데 이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게 중요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선수들 간 주먹다짐이 또 하나의 볼거리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싸움이 금지돼 있다. 그렇지만 워낙 격렬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앞니가 없는 선수를 쉽게 볼 수 있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스틱이나 퍽에 맞아 생긴 일명 ‘영구 이’를 훈장처럼 여긴다. 귀화 선수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마이클 스위프트(사진)나 브라이언 영(이상 하이원)도 종종 코미디 프로에서나 봄 직한 ‘영구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다.

그룹A 잔류를 통해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 획득을 노리는 한국은 20일 오후 7시 반 강호 헝가리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이스하키#골리#마이클 스위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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