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야구는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어디일까. 정답은 골리(골키퍼)다. 아이스하키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퍽이 한쪽 골문 앞에서 반대 골문까지 가는 데 1초면 충분하다. 당연히 슛이 쏟아지게 되고 이를 막아내는 게 관건이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가 팀 전력의 60∼70%를 차지한다는 게 정설이다.
문제 둘. 공격수 다섯 명으로 이뤄진 팀과 수비수 다섯으로 구성된 팀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백이면 백 수비수 팀이 이긴다. 스포트라이트는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공격수가 받지만 역시 골을 넣는 것보다는 지키는 게 중요하다.
20일 경기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를 관전할 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팀당 엔트리는 22명인데 골리 1명, 수비수 2명, 공격수 3명 등 6명만 동시에 링크에 설 수 있다. 수비수 2명과 공격수 3명으로 구성되는 조합을 라인(line)이라고 부르는데 대개의 팀들이 골리 2명을 제외하고 4개 라인을 사용한다. 아이스하키는 체력 소모가 극심하기 때문에 30∼40초 간격으로 끊임없이 교체가 이뤄진다.
강팀과 약팀은 파워 플레이에서 갈린다. 아이스하키는 반칙을 한 선수를 경중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퇴장시키는데 이때 수적으로 우세해진 팀이 펼치는 플레이를 파워 플레이라고 부른다. 파워 플레이에서 골을 넣을 확률이 75%는 돼야 잘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수적 열세인 상황을 쇼트 핸디드(short-handed)라고 하는데 이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게 중요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선수들 간 주먹다짐이 또 하나의 볼거리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싸움이 금지돼 있다. 그렇지만 워낙 격렬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앞니가 없는 선수를 쉽게 볼 수 있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스틱이나 퍽에 맞아 생긴 일명 ‘영구 이’를 훈장처럼 여긴다. 귀화 선수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마이클 스위프트(사진)나 브라이언 영(이상 하이원)도 종종 코미디 프로에서나 봄 직한 ‘영구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다.
그룹A 잔류를 통해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 획득을 노리는 한국은 20일 오후 7시 반 강호 헝가리와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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