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핫피플] 박명환, 1340일만에 불펜에 선 100승 노장 1이닝무실점…이제 연투만 남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2일 07시 00분


세월이 흘렀지만 왕년의 에이스는 죽지 않았다. NC 박명환이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LG전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1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창원|박화용 기자
세월이 흘렀지만 왕년의 에이스는 죽지 않았다. NC 박명환이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LG전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1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창원|박화용 기자
■ NC 박명환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로 변신해 동양인 최다승인 124승을 기록한 뒤 후회 없이 미국무대에서 은퇴했다. 124승 중 11승이 값진 구원승이었다. 선발투수가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불펜투수로 변신해 짧은 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것은 투수의 능력을 마지막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이상적 기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선발투수의 불펜투수 변신에는 생각보다 큰 벽이 있다. 휴식기간이 보장되는 선발투수와 달리 불펜투수는 연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장 투수들이 연투로 느끼는 피로감은 젊은 투수들보다 훨씬 세다. 그러나 NC 손민한(39)은 지난해 무려 4년 만에 1군 마운드로 돌아와 철저한 체력관리와 효율적 투구로 연투의 벽을 넘었다.

2014년 NC에서 또 한 명의 100승 투수가 오랜 공백을 깨고 불펜투수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박명환(37)은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 5회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시범경기지만 2010년 7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1340일 만의 1군 무대였다. 2군 등판도 2012년 7월 3일 이후로는 없었다.

NC 김경문 감독은 “두산에 함께 있을 때 선발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때처럼 홀로 6이닝 이상을 던지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 손민한 같은 역할을 해준다면 대만족이다”고 말했다. 박명환도 “짧은 이닝에 전력을 다하는 투수가 될 수 있게 몸을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결과는 1이닝 1안타 무실점. 볼넷 없는 깔끔한 투구였다.

NC 전력분석팀은 “최고 구속이 캠프 연습경기 때는 141km 정도였는데 오늘은 144km까지 나왔다.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모두 던졌다”고 설명했다. 구위는 합격점이다. 이제 마지막 명예회복을 위해선 연투 능력을 입증하는 일만 남았다. 박명환은 “던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무척 좋다. 몸 상태는 최근 4∼5년 중 최고다. 팀에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불펜에서 제 몫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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