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42억 들인 청주구장 ‘선수들은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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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5일 07시 00분


청주시가 42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마친 청주구장. 외관은 훌륭하게 바뀌었지만 내부의 몇몇 시설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리모델링 후 첫 경기로 예정됐던 6일 SK전을 앞두고는 비가 내려 방수포를 내야 곳곳에 씌웠지만, 끝내 경기는 취소되고 말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청주시가 42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마친 청주구장. 외관은 훌륭하게 바뀌었지만 내부의 몇몇 시설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리모델링 후 첫 경기로 예정됐던 6일 SK전을 앞두고는 비가 내려 방수포를 내야 곳곳에 씌웠지만, 끝내 경기는 취소되고 말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리모델링 청주구장 문제점 속출

1. 마운드·타석 무른 흙에 경기 불편
2. 심판 위치가 낮아 볼 판정 힘들어
3. 원정 덕아웃 천정 낮아 머리 위험

청주시가 42억원을 들여 청주구장을 개·보수했지만,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청주구장은 한화의 제2구장으로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리모델링을 거쳤다. 1루와 3루 쪽에 관중을 위한 ‘익사이팅존’을 만들었고, 덕아웃 옆 지하공간을 이용해 불펜을 마련했다. 또 경사가 높아 위험했던 관중석을 고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을 고려하는 데는 미흡했다. 올 시즌 청주경기는 이달 6∼7일 SK전과 13∼14일 NC전이었는데, 홈팀과 원정팀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14일 NC전을 앞두고 “공사할 때 팀하고 얘기가 잘 안 됐나”라며 “마운드나 타석의 흙이 너무 무르다. 심판은 서있는 위치가 너무 낮아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내리기가 힘들다고 하더라. 선수뿐 아니라 심판까지 경기하기 어렵다고 얘기한다”고 밝혔다.

실제 청주구장은 고질인 배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구릉처럼 둥글게 깎아놓은 상태다. 예전에 비해서는 배수가 원활해졌지만, 덕아웃에 비해 그라운드가 높게 솟아있어 심판이나 타자들이 투수의 구종이나 볼의 궤적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부수적 부분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경기력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원정 덕아웃의 낮은 천정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13일 경기를 앞두고 혹시 선수들이 낮은 천정에 머리를 부딪칠까봐 곳곳에 하얀 종이테이프를 붙여야 했고, 덕아웃 한가운데 돌출된 기둥 모서리에는 수건을 둘러 충돌방지를 기했다.

이뿐 아니다. 13일에는 한화 선발 대나 이브랜드가 7회초 2사 후 강판되고 박정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덕아웃에 설치된 불펜 콜이 작동하지 않아 투수교체가 지연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한화 이대진 투수코치는 14일 “당시 불펜 콜이 안 들렸다. (김성한) 수석코치님이 불펜에 와서 투수 나오라고 해서 그때 교체되는 것을 알았고, 김광수와 박정진이 몸을 풀고 있었는데 둘 중에 누가 먼저 올라가는지 몰라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청주시는 문제점이 드러나자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청주시와 구장의 문제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경기가 끝나면 잘못된 부분을 정리해 전달하기로 했다. 청주시 측에서도 ‘당장 고치기 어렵지만 경기가 끝난 뒤 단계적으로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청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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