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뒤집힌 심판 판정…TV 중계 훔쳐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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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30일 07시 00분


예년보다 훨씬 긴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루한 장마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팀 순위와 개인 타이틀 경쟁 덕에 프로야구는 점점 더 열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야구계의 뒷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톡톡 베이스볼’, 이번 주에는 올 시즌 잊을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뜨거운 감자’ 심판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TV 카메라가 심판들을 구했다?

●…죽어도 아니라고 하는 그 심정을 이해는 합니다. 또 제대로 못 봤으니까 올바르게 바꾼 것도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원 바운드 볼이라도 심판이 스트라이크라면 스트라이크”라며 그토록 권위를 내세우다가 슬며시 판정을 바꾸는 과정은 어쩐지 옹색해 보이더군요. 26일 잠실 LG-두산전에서 나온 판정 번복 과정이 딱 그렇습니다. 4회 1사 1루서 LG 정성훈의 우중간 타구 때 두산 우익수 정수빈의 다이빙 캐치가 노 바운드냐, 원 바운드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는데요. 박종철 1루심이 아웃으로 선언했다가, 4심 합의로 안타로 번복됐는데요. TV 카메라에는 정확히 원 바운드인 것이 잡혔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최규순 2루심이 심판실의 조종규 심판위원장에게 다가가 뭔가를 얘기한 뒤 세이프로 판정을 번복했습니다. 이 때문에 조 위원장이 노트북으로 TV 중계를 보고 심판진에게 ‘사인’을 보낸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조 위원장은 “최 심판원이 ‘나는 박 심판원하고 다르게 세이프로 봤다. 그렇게 소신껏 판정을 해도 좋겠느냐?’고 물어와 ‘알아서 하라’고 얘기했다”고 해명했는데요. 글쎄요, 그렇게 자신이 있었다면 왜 굳이 조 위원장에게 갔는지 아리송하네요. 가뜩이나 판정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는 현실에서 비디오 판정 얘기가 나오면 거부감을 내비치던 심판진도 급하니까 결국에는 TV 카메라의 도움을 받은 것은 아닌지 씁쓸합니다. 비디오 판독은 홈런 여부에만 적용하는 게 룰 아닌가요?

국내 최고 소방수들의 평행이론?

●…27일 대구구장에서 맞붙은 넥센과 삼성은 둘 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목도해야 했습니다. 일단 넥센이 3-1로 앞서던 9회말, 올 시즌 구원 1위인 넥센 손승락이 등판해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손승락도 사람이니 당연히 무너질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에는 국내 최고의 소방수로 꼽히는 삼성 오승환이 다시 2실점으로 무너졌습니다. 이 장면이 놀라웠던 진짜 이유는, 국내 1·2위의 마무리투수로 꼽히는 오승환과 손승락이 같은 경기에서 동시에 무너진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5월 2일 대구 경기였고, 그때는 오승환이 1-1 동점이던 9회초 1사 1·2루에 등판했다가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먼저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9회말 승리를 지키러 올라온 손승락이 다시 2점을 내줘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고요. 양 팀 감독이 “두 마무리가 한 경기에서 동시에 무너지는 일이 한 시즌에 1번 나오기도 힘든데, 벌써 2번째”라며 신기해할 만도 합니다. 일단 결과는 장군멍군입니다. 5월에는 넥센이 이겨 손승락이 승리투수가 됐지만, 27일에는 반대로 삼성이 승리하면서 오승환이 1승을 추가했거든요. 만약 다음에 이런 경기가 또 생긴다면, 그땐 누가 웃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다시는 이런 경기가 없는 게 최선이겠지만요.

나지완, 호랑나비 보고 연타석 홈런

●…KIA 나지완의 별명은 잘 알려진 대로 ‘왕나비’입니다. 성이 흔치 않은 나씨인데다, 한때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에 있는 2군을 오르내린 이후로 ‘나비’란 별명을 얻었죠. 나지완도 이 별명이 마음에 드는지, 헬멧에 나비 스티커를 줄줄이 붙이고 다닐 정도입니다. 나지완은 27일 NC와의 마산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렸는데, 그 다음날 “경기 전에 타격훈련을 하는데, 주변에서 호랑나비 한 마리가 서성거리더라”며 나비가 좋은 기운을 불러온 것 같다고 하더군요.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한 여름 야구장 그라운드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 자체가 보기 드문 일인데요. 나지완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그에겐 ‘나비’라는 별명이 어울리나 봅니다. 그런데 더 압권은 이 말을 들은 선배 이범호의 반응이었습니다. “요즘 난 안타 하나 치기가 힘든데, 지완이는 연타석 홈런을 치더라”며 부러워한 뒤 한마디를 하더군요. “지완아, 근데 너 나비축제 홍보대사 하라는 연락은 못 받았냐?”

SK 베너블 코치의 아들 vs 류현진?

●…SK 맥스 베너블 타격코치는 현역 시절 샌프란시스코, 신시내티 등에서 활약한 메이저리거였습니다. 그의 아들 윌 베너블도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뛰고 있습니다. 포지션 역시 아버지와 같은 외야수입니다. 2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베너블 코치는 아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어제(26일) 밀워키전에서도 다이빙 캐치를 했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빅리거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죠. 공교롭게도 윌 베너블의 팀은 류현진이 소속된 LA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있습니다. 아직까지 류현진은 한번도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한 적이 없지만, 언제든 샌디에이고와 맞붙을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베너블 코치에게 “류현진과 아들이 맞붙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라고 물었습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런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우리 아들은 요즘 좌투수가 등판하면 잘 출전하지 않는다. 플래툰 시스템에 걸려 있다.” 과연 둘은 언제쯤 한번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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