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연패중인 감독 마음이야…” 김경문의 ‘동업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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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7일 07시 00분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기분 좋은 창단 첫 승에 강호 SK를 상대로 첫 연승과 위닝 시리즈까지 신고했다. 16일 대전구장에 도착한 NC 선수단 전체에는 웃음과 활력이 가득했다. 그러나 딱 한 사람, 김경문 감독(사진)은 조금 무거운 표정이었다.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와 감독에게 인사하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지만,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 7연패 와중에도 선수들에게 오히려 더 큰 목소리로 “좋아∼, 좋아∼, 더 힘차게”를 외쳤던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취재진에게 “감독님(김응룡 한화 감독) 덕아웃에 혹시 나오셨냐?”고 물은 뒤 ‘보지 못했다’는 답을 듣자 “김성한 코치에게 대신 인사하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잠시 후 NC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연패 중인 감독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생각하는 기대치가 높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부담이 덜하기도 하지만 연패 중에는 마음이 아팠다”며 “(두산 사령탑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다녀온 뒤 9연패를 했었다. 그때 하늘로 떠난 인기스타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그만큼 연패는 감독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한화가 겪고 있는 아픔에 동업자로서 공감을 표한 것이다.

연패 탈출을 위한 한화 선수단의 안간힘은 이날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휴식일도 반납한 채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한화 선수단은 이날 NC전을 앞두고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마쳤다. 경기 중에는 코칭스태프가 타자와 투수의 수싸움 하나하나에까지 개입하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동원됐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 무사 1루 찬스가 와도, 다음 타자가 초구를 때려 병살로 아웃되는 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처음에는 황당할 뿐이었는데, 이제 이것이 실력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든다”며 “LG와 경기(12∼14일)부터 상황에 따라 공을 기다려야 할지, 공략해야 할지 사인을 내기 시작했다. 타자들이 너무 조급하다. 창의력을 막기 때문에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지금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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