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물꼬 튼 헤딩골…‘카타르 킬러’ 이근호 명불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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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7일 07시 00분


역시 ‘카타르 킬러’였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선 이근호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15분 헤딩 선제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는 이근호는 지난해 6월 카타르 원정경기에서도 2골을 작렬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역시 ‘카타르 킬러’였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선 이근호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15분 헤딩 선제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는 이근호는 지난해 6월 카타르 원정경기에서도 2골을 작렬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우측 측면 이근호 크로스·결정력도 합격
결승골 손흥민 침투·위치선정·타이밍 굿
곽태휘-정인환 센터백 호흡 아직 미완성


몰아치고, 또 몰아치고…. 될 듯 될 듯 했지만 좀처럼 상대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아까운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상암벌 전광판에 새겨진 스코어는 0-0. 후반 10여 분을 넘기자 갑자기 불이 붙었다. 이근호(상주 상무)가 첫 골을 터뜨리자마자 카타르의 주포인 칼판 이브라힘이 멍군을 불렀다. 스탠드를 가득 메웠던 3만7222명 홈 팬들은 일순간 잠잠해졌다. 불안한 상황. 그러나 추가시간. 기적이 일어났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뜨겁게 수놓았던 손흥민(함부르크)이 멋진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최근 주춤했던 한국 축구가 활짝 기지개를 켠 순간이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최강희호의 아름다운 여정은 계속 이어졌다.

○ ‘센세이션’ 손흥민

손흥민(함부르크)의 플레이는 최고였다. 1-1 동점 상황에서 이근호와 후반 교체 투입됐던 손흥민은 들어가자마자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해 카타르 수비를 뒤흔들었다. 그러다 결국 큰 일을 저질렀다. 전, 후반 90분이 다 흐르고 손흥민이 마침내 방점을 찍었다. 이동국(전북 현대)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걸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내내 좋은 선방을 거듭하던 카타르 골키퍼도 꼼짝 못했다. 적절한 타이밍, 적절한 침투, 적절한 위치 선정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이었다. A매치 2호골. 이날 경기장을 찾았던 함부르크 맥고완 이사와 에이전트인 티스 블리마이스터도 손흥민의 골이 터지자 두 팔을 번쩍 치켜 올리며 기뻐했다.

○ ‘합격점’ 측면 공략

측면 공략도 나쁘지 않았다. 카타르의 밀집 수비를 타파하기 위해 좌우 사이드가 활발히 움직였다. “카타르의 측면 침투가 좋기 때문에 상대가 쉽게 나오지 못하게 전방에서 차단하겠다”던 최강희 감독의 의도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이근호의 움직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문전 한복판에서 멋진 헤딩골을 넣은 이근호의 몸놀림은 과연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중동 킬러다운 모습이었다. 이청용(볼턴)의 활약도 발군이었다. 적절한 상황에서도 슛을 지나치게 아끼는 예전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안정된 개인기는 카타르 수비진을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적절하게 이어주던 크로스도 파괴적이었다. 더 이상 부상 트라우마는 없었다.


○세트피스 실점은 없었지만

수비진은 여전히 불안했다. 최근 세트피스 실점이 많다는 게 최 감독의 최대 고민거리였다. 작년 9월 우즈베키스탄 원정에는 코너킥으로 2실점, 10월 이란 원정 때도 프리킥에서 결승골을 내줬다. 작년 말 국내에서 열린 호주 평가전과 올해 2월 크로아티아와의 영국 런던 평가전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4경기에서 세트피스로만 5실점을 했다. 그래서 일찌감치 수비진을 확정했고, 코치진과 집중 미팅을 통해 대비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주장 곽태휘(알 힐랄)와 정인환(전북 현대)이 이룬 센터백 라인은 호흡이 맞지 않는 듯 했다. 불안정한 후방 패스와 횡 패스로 완성도가 떨어져 보였다. 카타르에 동점골을 내줄 때도 수비진은 전방에서 차단하기보다 페널티 지역에 머무는 걸 택했다. 다만 세트피스 실점이 더 이상 없었다는 건 고무적이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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