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카타르 기자도 꼬집은 중동 침대축구의 안일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3월 27일 07시 00분


“침대축구 인정한다.”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이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8회 연속 본선진출을 향한 한국의 뜨거운 관심만큼 카타르의 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수백명의 카타르 관중들은 본부석 오른편에서 국기를 흔들며 응원전을 펼쳤다. 바로 옆에 위치한 취재석에서는 십여 명의 카타르 기자들이 목도리와 패딩 점퍼로 중무장한 채 경기 중계에 여념이 없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며 강력한 오일머니로 축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경기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매너에서는 항상 의문부호가 따른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내고 있을 때에는 어김없이 경기를 지연시킨다. 큰 부상도 아닌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쓰러져 좀처럼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보다 못한 축구팬들은 ‘침대축구’라는 비아냥 섞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이날 팽팽하게 맞선 전반전에서도 몇몇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눕기 바빴다.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축구 칼럼리스트 존 듀어든은 “경기의 일부다. 그러나 과다한 것은 문제다. 카타르의 침대축구를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카타르 기자가 본 침대축구의 어떤 모습일까.

카타르 일간지 알 와탄의 아델 엘 나가르 기자는 허심탄회하게 털어났다. 고의적인 시간 지연에 대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월드컵 진출을 위해 중요한 경기다. 시간 지연도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독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선수들의 멘탈(정신력)이 다른 국가보다 현격히 떨어진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카타르 방송 알 카스의 리포터 압둘라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바레인전에서 무기력한 모습 끝에 0-1로 패했다. 골키퍼와 수비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지연은 경기의 일부다”고 잘라 말했다.

상암|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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