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WBC 공인구 손에 착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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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눈도장 확실히 찍을 것… 류현진 있을땐 엄두 못냈던 국내 탈삼진왕도 노려야죠”

대한민국 대표 우완투수 윤석민(KIA)이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대한민국 대표 우완투수 윤석민(KIA)이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민(27·KIA)은 류현진(25·LA)이 부러웠다.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 정도나? 와…. 대박이다’란 생각이 들었죠. 저는 조금이라도 잘못될까봐 조심스러워하는데 현진이는 대범했고 그래서 잘된 것 같아요.”

윤석민도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빅 리거의 꿈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15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식에 참석한 윤석민을 만났다. 2009년 제2회 대회 준결승에 선발로 나서 베네수엘라 강타자들을 연신 돌려세웠다. 당시 경기장에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윤석민의 고속 슬라이더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하지만 정작 그해 윤석민의 국내 리그 성적(9승 4패 7세이브)은 전년(14승 5패)에 비해 크게 부진했다.

“WBC 때 잘하고 돌아오니 한국 타자들 수준이 우습게 보였어요. 공격적으로 던지다 보니 계속 맞았죠. 그런데도 타자가 못 칠 거라는 자만심에 빠져 ‘칠 테면 쳐봐라’고 던졌어요. 맞으면 또 화가 나서 세게 던지니까 팔에 무리도 왔죠. 이번엔 WBC에서 잘하든 못하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할 생각입니다.”

윤석민은 이날 WBC 공인구를 처음 만져봤다. 국내에서 쓰는 공보다 미끄러운 공인구에 윤석민은 만족감을 보였다. 4년 전보다 공이 손에 붙는 것 같다고 했다.

“2009년에도 공인구 덕분에 변화구 각이 더 날카로워졌어요. 공이 미끄러워 던지려면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더 끌고 내려와야 되는데 그게 잘됐어요. 이번에도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잘 배합하는 게 관건이 될 것 같아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윤석민은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윤석민이지만 이상하게도 스카우트들 앞에서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스카우트들이 몰리는 날이면 류현진은 특유의 대범함을 앞세워 무력시위를 펼쳤지만 윤석민은 평소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위로 실망감을 안겼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더욱 욕심을 낼 법했다.

“욕심은 나지만 지금까지 하고 싶다고 해서 된 적은 없어요. 그런 생각 없이 열심히 던지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죠. 그래도 제게 결승 마운드가 허락된다면 마지막 공을 꼭 삼진으로 끝내고 싶어요.”

2011년 투수 4관왕에 올랐던 윤석민은 지난해 9승 8패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올 시즌 각오는 더 절실했다.

“다시 4관왕의 영광을 누려보고 싶어요. 한국에 현진이가 없어서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현진이가 있었을 땐 삼진왕을 하고 싶단 생각을 못해봤죠. 이제는 탈삼진 타이틀도 노려볼 만해요. 욕심을 낼 때죠, 이제.”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윤석민#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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