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안 부러워” 여자야구 흥행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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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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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3개월 대장정 마무리… TV중계-후원문의 열기 후끈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뒷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과 김을동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구 부회장의 왼쪽)이 24일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서울 블랙펄스 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전자 제공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뒷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과 김을동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구 부회장의 왼쪽)이 24일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서울 블랙펄스 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전자 제공
구본준 LG전자 부회장(61)은 자타 공인 야구광이다. 야구 명문 경남중을 나온 구 부회장은 LG 트윈스 야구단의 구단주를 맡고 있으면서 사회인 야구 선수로 뛰고 있다. 올해 4월 구 부회장이 속한 경남중고 OB 야구팀은 여자 야구 수도권 연합팀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이때 맺은 작은 인연이 여자 야구 활성화라는 큰 파도로 돌아왔다. 경기 후 여자 선수들과 가진 식사 자리에서 여자 야구의 뜨거운 열기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확인한 구 부회장이 여자 야구대회를 창설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구 부회장은 김을동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 이한수 전북 익산시장 등 관계자들과 협의해 전국 규모 여자 야구대회를 만들었다. 9월 1일 화려한 막을 올린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다.

24일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3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전북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서울 블랙펄스는 고양 레이커스를 19-11로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우승팀 블랙펄스에 상금과 LG생활건강 화장품 세트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블랙펄스의 이민정에게는 LG 노트북을 수여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열기는 프로야구 못지않았다. 대회 기간 전국 28개 팀 500여 명의 선수가 익산야구장으로 모여들었다. 주말에만 열리는 대회를 보러 가족 단위 관객들이 주말마다 익산으로 여행을 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여자 대회이다 보니 시구자나 시타자는 모두 남자가 맡았다. 이번 대회는 특히 토너먼트 방식과 패자부활전 방식을 결합해 참가 팀들이 보다 많은 경기 기회를 갖도록 했다.

결승전과 올스타전 등 20경기가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생중계 또는 녹화중계 되는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이 대회가 널리 알려지면서 각 팀에는 선수 가입 요청이 쇄도했다. 창단을 준비 중인 수원시 여자야구단의 경우 입단 테스트를 받은 선수만 70여 명이나 됐다. 기존 여자 야구단의 경우 1년 동안 입단 문의가 10건이 채 안 됐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뜨거운 열기다. 기업들의 팀 또는 대회 후원 문의도 부쩍 늘었다.

구 부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 대회는 여자 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여자 야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도약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양 레이커스의 조정화 선수는 “대회 기간 중 익산 지역 남자 사회인 야구팀과 결연을 맺으면서 그분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경기장 시설과 경기 운영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준 대회였다. 상금과 부상도 푸짐했다. 상금으로 야구 장비를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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