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카이저 패기 노장 샌포드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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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4일 07시 00분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만났다. KB국민은행 리네타 카이저(오른쪽)가 2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외환과의 원정경기에서 나키아 샌포드의 밀착마크를 피해 골밑 슛을 노리고 있다. 부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만났다. KB국민은행 리네타 카이저(오른쪽)가 2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외환과의 원정경기에서 나키아 샌포드의 밀착마크를 피해 골밑 슛을 노리고 있다. 부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WNBA 피닉스 머큐리서 한팀 인연
카이저 18점·15R, KB 승리 견인
골밑장악…노련한 샌포드에 판정승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만났다.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은 3라운드부터 외국인선수를 투입하고 있다. 이들의 매치업에 따라 승패도 엇갈리고 있다. 23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KB국민은행전에선 나키아 샌포드(36)-리네타 카이저(22)의 매치업이 눈길을 모았다.

하나외환 샌포드는 과거 WKBL을 경험한 백전노장이다. 올 시즌 WKBL 무대에 선 외국인선수 가운데 우리은행 티나 톰슨(37)에 이어 2번째로 나이가 많다. 이에 반해 국민은행 카이저는 올해 대학을 졸업한 젊은 선수다. 외국인선수 중 나이도 가장 어리다. 백전노장과 신인의 만남.

둘은 WKBL에서 맞대결하기에 앞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 머큐리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이기도 하다. 샌포드와 카이저 모두 주요 식스맨으로 활약했다. 전성기를 넘긴 샌포드는 2012시즌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4.1점·3.3리바운드를 올리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반 털사 쇼크에서 피닉스로 이적한 카이저는 경기당 평균 5.7점·3.0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두 선수의 만남이 이날 경기 승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양 팀을 비롯한 WKBL 관계자들의 관심사였다.

첫 외국생활을 한국에서 하게 된 카이저는 자신의 WKBL 데뷔전이었던 이날 옛 동료 샌포드를 만났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앰버 해리스(삼성생명)와 빅토리아 바흐(KDB생명)가 성공적 데뷔전을 치렀기에 부담감이 더해진 상황. 반면 하나외환은 샌포드가 카이저를 잘 알고 있는 데다, 22일 우리은행-삼성생명전에서 베테랑 톰슨이 노련하게 해리스를 제압하는 모습을 지켜봤기에 샌포드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카이저는 18점·15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국민은행의 61-59 승리를 이끌었다. 샌포드 역시 18점·11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으나,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거친 몸싸움을 마다않고 동료들의 외곽공격까지 살린 카이저에 판정패했다. 국민은행은 카이저의 활약 속에 2연승으로 3위(6승5패)를 지켰다. 하나외환은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2승10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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