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속의 서울, 정조국이 구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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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막판 소중한 동점골… 서울, 10명 뛴 수원과 비겨 7연패 악몽 힘겹게 떨쳐
2위 전북, 5점차 선두 추격

“오늘 두 팀 모두 11명으로 경기를 시작하지만 끝날 때는 11명이 아닌 쪽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4일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라이벌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이 같은 예언(?)을 했다. 수원의 거친 경기 스타일을 겨냥한 발언으로 퇴장을 당하는 수원 선수가 있을 것이란 얘기였다. 서울의 골잡이 데얀은 평소 “축구가 아니라 럭비를 한다”며 수원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은 이날 “반칙왕 수원을 잡겠다”며 주장 하대성의 완장에 ‘SEOUL PD(Police Department·경찰국)’까지 새겨 넣으면서 수원을 자극했다.

최 감독의 예언이 적중한 서울이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지긋지긋했던 수원전 7연패(FA컵 포함)에서 벗어났다.

전반 23분 수원 이상호에게 먼저 골을 내줘 0-1로 끌려가던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최 감독의 예언이 현실화하면서 연패 탈출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원 양상민은 전반 45분 에스쿠데로의 단독 돌파를 파울로 저지하다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에서 후반을 맞은 서울은 파상공세를 펼치면서 수원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웠다. 최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1-0으로 지나, 2-0으로 지나 마찬가지”라며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경기를 주문했다.

세차게 두드리던 수원의 골문은 후반 40분 정조국의 발끝에 의해 열렸다. 후반 22분 몰리나와 교체 투입된 정조국은 하대성이 중앙선 부근에서 한 방에 길게 찔러 준 패스를 받아 달려 나오는 골키퍼 정성룡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수원전 7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프랑스 리그에서 뛰다 7월 친정팀 서울로 돌아온 정조국의 올 시즌 첫 골이다. 최 감독은 “정조국은 그동안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복귀 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그런 정조국이 골을 넣은 게 반갑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양 팀은 옐로카드 5장씩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파울 수에서는 서울(19개)이 ‘반칙왕’ 수원(15개)보다 더 많았다. 승점 1씩 보탠 서울(81점)과 수원(67점)은 각각 1, 3위를 유지했다.

2위 전북은 부산과의 전주 안방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친 이동국의 활약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승점 76이 된 전북은 서울에 5점 차로 따라붙어 남은 6경기에서 역전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서울#정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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