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달러 골프전쟁 승자는 스니데커… 17번홀 위기서 8m 칩인 버디
페덱스컵 최종대회 우승 환호… 2위 매킬로이-3위 우즈 조연 신세
한 번의 샷에 1144만 달러(약 128억 원)가 걸렸다. 경쟁자는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를 비롯해 난다 긴다 하는 유명 선수들이 줄을 섰다. 제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떨리지 않을 리 없다.
그러나 브랜트 스니데커(32·미국)는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난 세계 최고 골퍼 중 한 명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내가 긴장하고 떠는 것만큼 다른 선수들도 똑같다.”
또 하나. 스윙 코치 토드 앤더슨의 아들 터커의 윙크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우승 보너스 1000만 달러가 걸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24일.
스니데커는 이날 오전 대회장인 이스트레이크GC(파70·7154야드)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애틀랜타 시내의 한 병원을 찾았다. 그곳에는 이달 초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터커가 누워 있었다. 스니데커는 잠시 의식이 돌아온 터커에게 물었다. “내가 매킬로이를 이길 수 있을까.” 말을 하지 못하는 터커는 한쪽 눈을 찡끗하며 그의 우승을 기원했다. 지난해 간 이식을 받은 아버지가 직접 경기장을 찾은 것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골프는 멘털(정신력) 승부다. 2타 차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스니데커는 강했다. 6번홀(파3)에서 티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8번홀(파4) 버디로 이를 만회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샷이라고 할 수 있는 결정타는 파4홀(470야드)인 17번홀에서 나왔다. 티샷을 오른쪽 깊은 러프에 빠뜨린 스니데커는 위험을 무릅쓰고 좌우 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을 향해 두 번째 샷을 날렸다. 물로 빠질 것 같던 공은 다행히 맞바람 덕택에 벙커와 그린 경계에 걸렸다. 스니데커는 어프로치샷으로 8m 칩인 버디를 기록했다. 대회 우승 상금 144만 달러(약 16억 원)는 물론이고 페덱스컵 우승보너스 1000만 달러를 확정짓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이전까지 PGA 투어 3승에 그쳤던 스니데커는 이날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우승 소감 역시 인간적이었다. “난 화려한 사람이 아니다. 내겐 1144만 달러라는 큰돈이 필요 없다. 몇 해 전 수해를 입은 고향 내슈빌과 테네시 사람들을 돕는 데 이 돈을 쓰고 싶다.”
플레이오프 직전 두 대회에서 우승했던 매킬로이는 최종 합계 1언더파로 공동 10위에 머물렀다. 페덱스컵 랭킹 2위로 보너스는 300만 달러. 최종 합계 2언더파를 친 우즈는 공동 8위이자 페덱스컵 랭킹 3위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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