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정궁디’‘궁디윤’…엉짱 계보 오지환에 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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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7일 07시 00분


올 시즌 잠재력을 서서히 폭발시키고 있는 LG 정의윤. 그는 이제 ‘8년차 유망주’라는 수식어 대신 ‘3할타자’가 되고 싶어한다. 스포츠동아 DB
올 시즌 잠재력을 서서히 폭발시키고 있는 LG 정의윤. 그는 이제 ‘8년차 유망주’라는 수식어 대신 ‘3할타자’가 되고 싶어한다. 스포츠동아 DB
8년차에 잠재력 폭발 이제 3할타자 야망
절친 박병호 거포 활약 내겐 큰 자극제죠
어떤 공이든 잘 맞히는 게 장점이자 단점


LG 트윈스의 4강 진출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10년째 가을잔치에서 방관자에 머물러야 하는 위기. LG 팬들은 그러나 이 선수를 보며 위안을 삼고 희망을 본다. 최근 붙박이 좌익수로 뛰며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정의윤(26)이다. 입단 초기부터 유망주 소리를 듣던 그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전반기에 많은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후반기 들어 맹활약을 펼치면서 내년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의윤은 “아직 백업이고 야구도 잘 못하는데”라며 자신을 낮추면서 자신의 사인볼(맥스스포츠 협찬)을 받을 주인공으로 트위터 아이디 (@hyunnss, @awesome034253, @bubbleb9)를 직접 뽑았다.

-요즘 타석에서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예전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이 보이고, 성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이라든지, 바뀐 게 있다면?(@duswn9471 등 다수)

“게임에 계속 나가다 보니 무엇보다 즐겁고 재미있어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못 쳐도 다음 타석이 있다는 생각에 여유를 갖게 되고요. 그런데 수비는 여전히 불안한데…. 그래도 게임 전에 수비 연습 열심히 하고 있어요.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도 들고요.”

-작년에 수술도 했고, 늦게 합류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LG팬들에게 가장 주목받고 계신데, 혹시 급상승 중인 인기를 실감하시는지.(@jmk417)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 못 따라갔으니 사실 걱정도 많이 했죠. 팔이 다 나아도 1군에 올라갈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진주에서 열심히 했어요. 캠프에 간 동료들에게 안 처지려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인기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

-팬들 사이에 별명이 ‘궁디윤’ ‘정궁디’일 정도로 ‘한 엉덩이’ 하시는데 ‘궁디’하면 빠지지 않는 오지환 선수랑 비교해서 누가 더 나은 거 같으세요.(@hyunnss)

“하하. 처음엔 진짜 제가 1순위였는데…. 지환이 엉덩이는 업 돼 있어서, 제가 지환이에게는 안 되는 것 같아요.”

-박병호 선수는 어떤 친구인가요. 박병호 선수 활약을 보며 조바심이 들지는 않는지?(@merong_merong_ 등 다수)

“병호랑은 정말 친한 친구죠. LG 있을 때는 항상 밥도 같이 먹고. 병호랑은 지금도 통화 자주 해요. 제가 넥센 가서 잘 하는 이유를 물어보곤 하는데, 병호가 그러더라고요. 심적인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병호도 예민한 성격이라 마음고생이 심했었거든요. 정말 친한 친구가 잘 되니까 저도 너무 좋죠. 부러운 생각도 있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때론 무거운 짐이 되었을, ‘LG의 우타 거포 유망주’란 말이 정의윤 선수에게는 어떤 의미였나요?(@hyangah79)

“저랑 병호랑 LG에서 같이 잘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하죠. 무엇보다 지금도 8년차인데 아직도 유망주 소리만 들어야 한다는 게, 제가 못 났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도 전 제가 주전이라고 생각 안 해요. 이제 유망주는 벗어나고 거포는 아니더라도 중장거리 타자로 자리를 잡아야죠.”

-잘 생긴 외모 탓에 잘 논다는 선입견이 생겨서인지 한때 안 좋은 루머도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kim_hoz)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저만 아니면 되고, 저는 그런 말에 전혀 신경 안 쓰는데 혹 부모님이 그런 얘길 듣고, 댓글을 보신다면 걱정하실까봐 그게 전 신경 쓰이죠.”

-만약 야구를 안했다면, 대신 정말 한번 꼭 해보고 싶은 게 뭔지 꼽아주세요.(@maylan21)

“글쎄요. (한참을 고민하다)다시 태어나도 전 야구 할 거예요. 아주 야구 잘 하는 선수요.”

-LG 구단 내에서 외모 순위로 보면 몇 번째라고 생각하세요? LG 말고 다른 팀 선수와 친한 선수가 있다면?(@bubbleb9)

“우리 팀에는 워낙 잘 생긴 선수들이 많아서 제가 낄 자리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병호도 친하고, 1년 후배인 정범모(한화)도 있고요. 넥센 간 이성열 선배도 친하죠. 성열이형 이름은 꼭 써 주세요.(이유를 묻자,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정의윤 선수에게 이대형이란? 이대형 선수와 각별해 LG 트윈스 공식커플이란 소문이 있던데?(@jacklin1231 등 다수)

“이 질문도 많았을 것 같은데, 평소에도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같은 외야수라 훈련할 때도 그렇고 거의 붙어다녀요. 워낙 대형이 형이 후배들 잘 챙겨주고 하니까, 고맙기도 하고요.”

-3할과 30홈런 중 어떤 게 더 하고 싶은가요?(@SHOWHUHC)

“전 프로 와서 3할도, 30홈런도 한번 쳐본 적이 없는데….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3할. 제가 원래 병호 같은 홈런타자 스타일도 아니고. 타율이 높은 타자가 투수들에게 더 까다롭지 않을까요?”

-아버지가 정인교 롯데 2군 배터리코치라고 알고 있는데요. 평소 아버지와는 야구 얘기 자주 하시나요.(@heartierH)

“평소가 아니라 매일 해요. 게임 끝나고 오면 카톡이나 문자로 힘도 주시고. 아버지는 처음에 제가 야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아니 말리셨다고 하는 편이 맞겠네요. 아버지께서 해 보셨으니까, 힘드니까 반대하신 것 같아요. 성공하기도 쉽지 않고, 단체생활도 힘들고…. 제가 어렸을 때 그나마 소질이 있고, 계속 하고 싶다고 하니까 나중에 받아주셨지만요.”

-자신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단점은?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분이 있다면?(@awesome034253)

“장점이자 단점도 될 수 있는 건데, 어느 공이든 잘 맞힐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 공이나 치려고하는 나쁜 버릇도 있고요. 아무래도 부모님이 제게 가장 큰 힘이시죠. (돌아가셨지만)부산고 시절 은사이신 조성옥 감독님께도 항상 감사드리고, 프로 초반 2년 동안 가르쳐주셨던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님께도 많이 배웠어요. 무엇보다 요즘은 김무관 코치님, 최태원 코치님께서 항상 신경 써 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올해 나머지 시즌 목표와 내년 시즌 목표가 있다면?(@okskjs 등 다수)

“어렸을 때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참 좋아했어요. 비록 그 선수는 내야수지만, 타자로서 참 멋지잖아요. 나머지 시즌에는 이렇게 꾸준히 기회 주셨을 때 잘 하고 싶고, 한 게임이라도 더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최대한 실수도 안 하려고 애쓰고 있고요. 내년에는 부상 없이 팀이 4강을 넘어 우승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어요.”

“쉰 일곱…글쎄, 지도자 생활?”

●30년 뒤 나의 모습은?

너무 먼 얘기라 사실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야구를 좀 더 잘 해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30년 뒤면 쉰일곱인데, 평범한 아빠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결혼도 하고 싶어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하.

LG 정의윤이 트위터 인터뷰에 참여한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전할 친필 사인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정의윤이 트위터 인터뷰에 참여한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전할 친필 사인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정의윤?

▲생년월일=1986년 7월 25일
▲키·몸무게=185cm·87kg
▲출신교=부산신곡초∼대신중∼부산고
▲프로경력=2005년 LG 2차 1순위 지명·입단
▲2012년 연봉=5000만원
▲2012년 성적(26일 현재)=61경기 172타수 50안타(타율 0.291) 2홈런 24타점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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