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아버지’ 볼 코치, 마린보이 성숙시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8월 1일 07시 00분


호된 질책과 따뜻한 격려로 월드스타 키워

또 한명의 아버지가 ‘마린보이’를 깨웠다.

31일(한국시간) 자유형 200m를 마친 박태환(23·SK텔레콤)은 “점심 때 인터넷을 잠시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태환이 5위를 할 것’이라는 베팅 사이트의 예상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절대로 5위는 안할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어요. 6위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렇게 박태환은 운동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도 세다.

2009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참패 이후 박태환은 실의에 빠져 있었다. 육체적·심리적으로 모두 위축된 상태였다. 그런 박태환의 마음에 다시 한번 불을 댕긴 사람은 마이클 볼(호주·사진) 코치였다. 2010년 1월부터 박태환과 호흡을 맞춘 볼 코치는 박태환의 삶 속에서 다시 한번 수영을 의미 있는 부분으로 만들었다.

볼 코치가 마냥 박태환을 감싸줬던 것만은 아니다. 천하의 박태환도 힘든 훈련 속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 이런 때면 박태환을 물 밖으로 불러내 훈련을 중단시키고, “그냥 (숙소로) 들어가라”며 질책한 일도 있었다. 때로는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기회냐. 다른 선수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라고 타이르기도 했다. 함께 울고 웃는 동안 둘 사이에는 신뢰가 쌓였다.

박태환은 “볼 감독님은 내게 수영의 재미를 다시 찾게 해주셨다. 단지 수영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나를 많이 성숙하게 만들어주신 아버지 같은 존재다. 억만금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런던|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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