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형님’이 뿔났다’

  • 동아일보

SK 최근 5연패 공동4위… 선발진 무너지고 타선 침묵
李감독 총력전 선언

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더니…. 역시 SK네.”

내우외환 속에서도 지난달 25일까지 SK가 줄곧 선두를 지키자 야구 전문가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2000년대 후반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SK의 저력에 대한 부러움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랬던 SK가 최근 5연패에 빠지며 6일 현재 넥센과 함께 공동 4위다. 4위까지 처진 건 지난해 9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최대의 위기다. 자칫 ‘가을 야구’의 마지노선인 4위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의 추락은 선발진 붕괴에서 비롯됐다. 땜질 선발이 난무하다 보니 올해 선발로 등장한 투수만 13명이다. 선발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LG(10명)보다도 많은 리그 최다다.

SK는 에이스 김광현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2선발 송은범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외국인 투수 로페즈는 중도 퇴출시켰다. 6월 김광현이 돌아와 한숨 돌리자 잘 던지던 마리오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건 윤희상(15경기 4승 6패)뿐이다.

선발 붕괴는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마무리 정우람(12세이브)과 셋업맨 박희수(18홀드)는 6월 21일 각각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만수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길게 던지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SK 선발은 최근 1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는 단 세 번에 불과할 정도로 흔들렸다.

방망이 부진도 심상치 않다. 6일 현재 팀 타율(0.253)과 타점(266), 득점(284) 모두 최하위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팀 홈런(65개)을 날렸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 중심 타자인 박정권(0.230) 박재상(0.228) 김강민(0.248) 등의 성적도 예년만 못하다.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던 이 감독의 조급증도 부진에 한몫했다. 그는 “8월까지 패보다 승이 18경기는 많아야 1위 경쟁을 할 수 있다”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SK는 35승 1무 33패로 겨우 2승이 더 많다. 이광권 SBS-ESPN 해설위원은 “정규시즌은 마라톤과 같다. 아직 레이스가 절반이 남아 있는데 이 감독이 너무 서두른다”고 우려했다.

SK는 6일 우천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이틀 연속 네 경기가 모두 취소된 게 반갑다. 이틀 연속 전 경기 취소는 지난해 6월 25, 26일 이후 377일 만이다. 흐트러진 전력을 재정비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인 셈.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SK가 8월 말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한다면 4강 싸움은 해볼 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야구#프로야구#SK와이번스#이만수#우천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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