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로 “내가 칩샷을 한 이유는…”

이탈리아를 유로 2012 4강으로 이끈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가 승부차기에서 과감하게 칩샷을 시도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25일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2 8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피를로는 비록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장 전체를 꿰뚫는 적절한 패스로 팀을 조율했다.

승부차기에서 세 번째 키커로 나선 피를로는 일명 ‘파넨카 샷’으로 불리는 칩샷으로 잉글랜드의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 골키퍼를 농락했다. 피를로는 방금 침대에서 나온 듯한 차분한 표정으로 담대한 칩샷을 성공시켰다. 소위 ‘파넨카 킥’. 리카르도 몬톨리보(AC밀란)의 실축으로 승부차기에서 밀리고 있던 이탈리아는 이 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피를로는 "조 하트 골키퍼가 이상하게 움직이는 걸 보고 일부러 기다렸다가 찼다. 이런 무대에서는 칩샷이 더 쉽다“라며 “잉글랜드에 압박감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다. 내 다음에 애슐리 영이 실축하지 않았나"라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뒤집힌 분위기에 짓눌린 잉글랜드의 애쉴리 영(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쉴리 콜(첼시)은 잇따라 슛을 실패했고, 잉글랜드는 또다시 승부차기 징크스에 울어야 했다.

피를로는 "잉글랜드는 수비만 하면서 승부차기로 경기를 끌고 가려고 했다. 잉글랜드를 상대로 많은 에너지를 쓰고 오래 경기를 치른 게 부끄럽다“라며 ”득점 기회를 놓친 게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치른 데다, 독일은 이탈리아보다 이틀이나 먼저 경기를 치렀다. 휴식 시간에서 차이가 큰 것.

피를로는 "독일과의 경기까지 회복해야 한다. 어떠한 결과도 가능하다. 그게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며 승리를 향한 열망을 피력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