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최대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격돌할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20일 오후 7시30분·서울월드컵경기장)은 ‘트라우마와의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울어야 하는 ‘외나무다리’ 혈투에 앞서 양 팀이 지닌 트라우마를 살펴봤다.
○판정 트라우마
K리그에서 양 팀 전적은 수원이 27승14무20패로 우위를 점했다. 최근 수원은 서울전 4연승이다. FA컵에서는 2006, 2007년 만나 한 번씩 승부차기 승리를 나눠가졌다. 최용수 감독이 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에도 수원은 2전 전승을 거뒀다. 18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서울구단의 미디어데이에서도 절박함이 묻어나왔다. 최 감독은 “이미 두 번 졌는데, 또 지면 라이벌이란 의미가 퇴색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만큼 서울은 승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결과 못지않은 아쉬움도 있다. 판정 문제다. 작년 10월3일 경기(1-0 수원 승)에서 나온 수원 스테보의 결승골은 오프사이드 논란을 빚었다. 올해 4월1일 경기(2-0 수원 승)에서는 수원 스테보에게 서울 고요한이 발을 밟혀 전치 2주 부상을 입었다.
최 감독은 “페어플레이가 절대적”이라고 했고, 데얀은 “단판 승부인 만큼 더욱 좋은 판정이 나왔으면 한다. 고의적이고, 불필요한 파울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물론 수원도 할 말이 있다. 서울측 반응을 전해들은 수원 관계자는 “우리도 과거 서울전에서 혼자 발이 꼬여 넘어진 장면에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져 패한 적이 있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상 트라우마
공통된 아픔이다. 결전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이 유지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양 팀 선수단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살인 스케줄 때문에 생긴 악재다. 공교롭게도 주말 K리그 16라운드에서 몇몇 주력들이 부상을 입었다. 수원은 제주전에서 주전 수비수 보스나가 햄스트링을 다쳤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일단 큰 부상은 아니지만 (경기 당일까지) 상태를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오장은과 핵심 수비수 곽희주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서울은 포항 원정에서 미드필더 고명진이 상대 신형민과 경합 중 갈비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전치 2개월 진단이 나왔다. 전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다. 최 감독은 “치명적이다”며 곤혹스러워했다. 부상자로 인한 연이은 스쿼드 이탈은 최고의 게임, 최선의 결과를 바라는 양 팀 벤치를 근심스럽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