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의 두 킬러, 李들이 함께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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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7시 00분


이동국(오른쪽)과 이근호는 중동 킬러로 명성이 자자하다. 두 선수가 레바논과 홈 2차전을 앞둔 훈련에서 얘기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고양|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이동국(오른쪽)과 이근호는 중동 킬러로 명성이 자자하다. 두 선수가 레바논과 홈 2차전을 앞둔 훈련에서 얘기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고양|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레바논전 필승조합 ‘닥공’ 선언

남아공 불운 딛고 최강희호 에이스로
중동팀 잡는 탁월한 킬러본능 닮은꼴

카타르 이어 레바논도 올킬 의기투합

한국 축구가 화끈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최강희호는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레바논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치른다. 양 팀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은 카타르 원정에서 짜릿한 역전극(4-1 승)을 일궈낸 반면 레바논은 홈 2연전에서 1무1패에 그쳤다. 승점 3점 획득을 향한 선봉장으로는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울산)가 나설 전망이다. 나란히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카타르 원정에서 둘의 명암은 다소 엇갈렸지만 중동 킬러의 명성을 레바논전에서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중동 킬러+중동 킬러=시너지 효과

아시아권 무대에서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 자주 격돌해왔다. 이 때문에 유독 중동에 강한 공격수들이 꾸준히 탄생했다. 바로 이동국과 이근호가 ‘중동 킬러’의 계보를 잇고 있는 케이스다. 병역연기 논란으로 이번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주영(아스널)이 빠진 가운데 둘이 발휘할 시너지 효과에 최강희 감독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카타르전 때와 마찬가지로 이동국은 유력한 원 톱이고, 이근호는 오른쪽 윙 포워드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기록이 말해준다. 이동국은 A매치 90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28골을 올렸는데, 그 중 9골을 중동 팀을 상대로 뽑았다. 이근호도 중동에 아주 강했다. A매치 42경기에서 13골을 넣은 가운데 10골을 중동국가를 상대로 터뜨렸다. 특히 이근호는 이번 카타르 원정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진두지휘했다.



○명예회복 + 닥치고 공격

둘의 코드명은 명예회복이다. 이미 아픔은 많이 겪었다. 최근 밟아온 과정도 비슷했다.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사상 첫 원정 16강 위업을 달성한 남아공월드컵은 둘에게 아쉬움 그 자체였다. 이근호는 아시아 최종예선까지만 해도 3골을 넣으며 ‘허정무 황태자’로 각광을 받았으나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진행된 최종 전지훈련 직후 컨디션 난조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이동국은 가까스로 남아공 티켓은 땄지만 대회가 끝난 뒤 남은 건 구겨진 자존심과 회한이었다. 조광래호 체제에서도 둘은 거의 중용 받지 못했다.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최강희호 출범이었다. 자력 최종예선 진입을 위해 꼭 이겨야 했던 2월29일 쿠웨이트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 라운드(2-0 한국 승)에서도 둘은 한 골씩 올리며 ‘중동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 경기에서 나란히 득점한 건 쿠웨이트전이 처음이었다.

이동국과 이근호는 카타르전이 끝난 뒤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첫 걸음을 잘 뗐다. 6시간의 중동-한국의 역시차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레바논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강희 감독은 “우린 홈이다. 너무 공격에 치중하면 템포를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모험적인 축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외쳤다. 이동국과 이근호가 중심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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