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맞불대신 두뇌피칭…윤석민, 작전의 승리

KIA 윤석민(왼쪽)은 3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의 연패를 끊었다. 윤석민이 2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은 뒤 포수 송산과 얘기를 나누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밸런스 완벽회복 안돼 변화구 위주 승부
완급조절로 KIA 연패 싹둑…에이스 본색

KIA 윤석민(26)이 최근의 부진에서 탈출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석민은 3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2패)를 챙겼다. 직구 최고구속은 149km였고, 주무기인 고속 슬라이더도 141km를 찍었다. KIA는 윤석민의 활약을 발판 삼아 2연패에서 벗어났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맞불보다 두뇌로

이날 선발 맞대결을 펼친 SK 윤희상과 윤석민은 초등학교 시절 구리시 리틀야구단에서 함께 야구를 시작했다. 윤희상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석민이는 어릴 때부터 초등학생답지 않게 영리한 플레이를 아주 잘 했어요.” 3일 경기에서도 그 영리한 투구가 돋보였다.

최근 윤석민은 투구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부진했다. 5월 17일 대구 삼성전에선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5월 29일 잠실 두산전에선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 투수 4관왕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었다. KIA 선동열 감독은 “본인의 투구 리듬을 잃었고, 상체로만 던지려고 하고 있다”며 원포인트 레슨을 실시하기도 했다.

사실 아직까지도 윤석민의 투구밸런스는 완벽하지 않다. 3일 경기에서도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석민은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SK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경기 초반 직구보다 변화구 구사비율을 높였는데, 이것이 적중했다. 윤석민은 “SK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2연속경기 무득점 패배 속 에이스의 책임감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이 좋은 투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경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이 부분은 류현진(한화)과의 비교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3일 경기에선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굳건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윤석민은 “투구밸런스 부분은 아직 10%밖에 고쳐지지 않았다.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2경기에서 KIA는 무득점으로 패했다. 올 시즌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인 KIA로선 자칫 또 한번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윤석민이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5회에는 정근우의 강습 타구에 자신의 오른 손바닥을 갖다대 아웃시키기도 했다. 부상 위험 때문에 투수로서 나쁜 습관이지만, 그만큼 절박함이 느껴졌다. 윤석민은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오는 동작인데, 고쳐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최근 공 던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많이 답답했는데,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서 이긴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