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누 캄프(바르셀로나의 홈구장)를 가득 메운 바르셀로나 팬의 일방적인 응원도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막을 순 없었다.
22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엘 클라시코’(고전의 승부라는 뜻으로 바르사와 레알의 맞대결을 의미)를 앞두고 바르사 홈 팬들은 ‘SOM I SEREM’(‘우리는 지금도 챔피언이고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이 될 것’이라는 카탈루냐어)이라고 적힌 카드섹션을 선보였다. 전날까지 선두 레알을 승점 4점 차로 추격한 바르사는 이 경기에서 이기면 막판 역전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바르사의 꿈은 무너졌다. 레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바르사를 꺾고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레알은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바르사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을 미드필더 자미 케디라가 왼발로 밀어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바르사는 후반 25분 알렉시스 산체스가 만회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안방에서 리그 34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온 바르사의 저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레알의 에이스 호날두는 후반 28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레알의 승리를 자축했다.
레알(28승 4무 2패·승점 88)은 바르사(25승 6무 3패·승점 81)와의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렸다. 바르사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직후 “레알의 리그 타이틀 획득을 축하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아직 4경기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역전 우승은 힘들다는 뜻이었다.
레알은 이날 승리로 바르사와의 역대 전적에서 87승 46무 86패로 앞섰다. 또 109골을 넣어 프리메라리가 한 시즌 팀 최다 골 기록(107골)도 경신했다. ▼ “뭐, 내가 새가슴이라고…” ▼
호날두 ‘약팀 킬러’ 벗어… 메시 제치고 득점 선두
‘새가슴’, ‘약팀 킬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포르투갈)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지만 큰 경기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라이벌인 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레알 팬들조차 그에게 야유를 보내게 만들었다.
반면 호날두와 항상 비교 대상이 되는 바르사의 리오넬 메시(25·아르헨티나)는 레알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메시는 레알과의 경기에서만 13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메시는 1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며 호날두(8골)를 앞서고 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호날두를 지도했던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은 “호날두의 유일한 불행은 메시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호날두는 22일 열린 바르사와의 맞대결에서 메시에 판정승을 거두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그는 후반 28분 레알의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골이 터지자 레알 선수들은 호날두를 향해 달려오며 환호했지만 정작 호날두는 침착했다. 그는 동료들의 흥분을 자제시키는 듯한 세리머니를 하며 끝까지 상대팀에 대한 경계심을 잃지 않는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리그 42호 골을 넣은 호날두는 체력 저하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무득점에 그친 메시(41골)를 제치고 득점 선두에 나섰다. 호날두는 경기 직후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이겨 기쁘다. 자신감을 얻은 만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레알은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1-2로 패해 26일 안방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리그 득점왕, 프리메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세 마리 토끼를 노리는 호날두. 그와 메시의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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