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가 29일 원주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74-71로 승리를 거두고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면서 안방인 안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프로 사령탑이 된 뒤로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처음 선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최인선 전 SK 감독을 포함한 몇몇 선배 농구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처음 경험하는 챔프전에서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은 것이다. 그는 “도움이 될 여러 얘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선배님들의 공통된 주문은 상대가 가장 부담스러워 할 것 같은 무기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략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선택한 무기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속도전이었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체력을 앞세워 공수 전환이 빠른 농구로 철벽같은 동부의 수비를 뚫겠다는 계산이었다. 인삼공사는 2차전에서 1쿼터부터 쉴 새 없이 달리는 ‘발 농구’를 구사했다. 인삼공사는 전반에 9점 차의 리드를 당했다. 하지만 속도전의 효과로 동부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후반 들어 추격에 나서 결국 3점 차의 역전승을 거뒀다.
인삼공사에서는 4쿼터에서만 10점을 넣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 크리스 다니엘스가 22득점 10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이 감독에게 챔프전 첫 승의 선물을 안겼다. 중앙대 선배인 동부 김주성과 공격과 수비에서 맞대결을 펼친 오세근은 19득점을 기록하며 김주성(17득점)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젊다고는 하지만 연일 체력 싸움으로 밀어붙이는 데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동부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게 체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체력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체력을 앞세운 인삼공사의 속도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던 강동희 동부 감독은 예상 밖의 일격을 당해 고민에 빠졌다. 강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공수 전환이 빠른 농구를 하게 되면 그만큼 골밑 싸움에서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빠른 농구와 골밑 싸움 둘 다 잘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강 감독의 말과는 달리 동부는 리바운드에서 30-32로 오히려 밀렸다. 3차전은 31일 장소를 안양으로 옮겨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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