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때 했다고?” 간 큰 박현준

  • Array
  • 입력 2012년 3월 5일 07시 00분


LG 박현준이 경기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가담 경기에 대해서는 브로커와 선수간 진술에 차이가 있어 검찰은 추후 박현준을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LG 박현준이 경기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가담 경기에 대해서는 브로커와 선수간 진술에 차이가 있어 검찰은 추후 박현준을 재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프로축구 파문 후에도 버젓이 가담

“작년 LG 4강 탈락 후 2차례 경기조작”
검찰, 대상경기 횟수 등 보강수사 나서
LG관계자 “아직 재소환 통보 못받았다”


LG 박현준(26)은 2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경기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대구지방검찰청 박은석 2차장 검사는 3일 “박현준이 혐의를 대체로 시인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며 엇갈린 보도가 나가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2일 “박현준이 수사에 협조적”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실제로 박현준은 경기조작에 단순 가담한 혐의는 순순히 인정했다. 대질 신문을 한 것은 그의 자백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LG 김성현(23)의 자백을 받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또다른 검찰 관계자는 “일부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브로커 김 모씨가 지목한 조작 경기 중에 일부를 박현준이 부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씨는 8월 이후에 경기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진술했으나, 박현준은 이 중 소속 팀 LG의 4강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후의 2차례에 대해서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조작 경기로 거론하고 있는 2011년 8월 2일 LG-SK전은 LG의 원정경기였다는 점에서 경기조작을 하기에 적절치 않다. 첫 볼넷을 얻는 팀을 맞히는 베팅인데, 원정경기는 LG가 선공하기 때문에 박현준이 등판하기 전에 볼넷이 먼저 나올 수 있다. 김성현의 경우에도 경기조작을 한 4월 24일, 5월 14일, 5월 29일 경기가 모두 당시 소속팀 넥센의 홈경기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현준이 1회초 고의로 볼넷을 줬다는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 8월 이후의 경기 중엔 그가 폭투를 던지거나, 포수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한 경기가 있어 주목된다.

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로 대구지검에 소환됐던 LG 박현준이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자신은 떳떳하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로 대구지검에 소환됐던 LG 박현준이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자신은 떳떳하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검찰은 박현준이 경기 조작 혐의를 시인한 이상, 그 대상 경기와 횟수는 보완 수사를 통해 밝혀내도 된다고 보고 2일 오후 6시 10분경 그를 귀가 조치했다.

경기조작에 단 한 차례라도 가담했다면, 그 횟수가 몇 번인가에 관계없이 국민체육진흥법 제50조 위반의 포괄일죄(여러 번의 범행이 연속적이고 동일할 경우 하나의 죄로 간주되는 것)로 처벌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추후 박현준을 재소환해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준의 재소환과 관련해 LG 구단 관계자는 4일“아직까지 검찰로부터 재소환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트위터 @united97intl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