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위창수” 마지막엔 미켈슨이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이보다 더 아름다운 코스는 없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는 올해 초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PGA 투어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 톱10’에서 4위에 올랐다. 필드와 바다가 하나가 된 빼어난 풍광이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옥의 티로 지적된 건 ‘그린’이었다. 한 선수는 “그린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절대 1위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페블비치의 그린은 필 미켈슨(42·미국)과는 ‘찰떡궁합’이었다. 미켈슨의 퍼팅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쏙쏙 빨려 들어갔다.

미켈슨은 12일 끝난 프로암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6개로 8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올랐다. 1998년과 2005년, 2007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네 번째 우승이다. 또 개인 통산 PGA 투어 40승 고지에 올랐다. 역대 PGA 4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미켈슨을 포함해 9명뿐이다.

미켈슨은 3라운드까지 선두 위창수(40)에게 6타나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5번홀까지 버디를 3개나 잡은 데 이어 6번홀에서 이글까지 기록하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신들린 퍼팅 행진은 계속됐다. 15번홀에서는 12m 퍼트를 성공시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8번홀에서는 세 번째 샷을 홀 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미켈슨과 동반 라운딩을 한 타이거 우즈(36·미국)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공동 15위(8언더파 278타)에 머물렀다. PGA 투어 163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노렸던 위창수는 15언더파 271타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미켈슨은 대회 후 “페블비치는 스코어를 떠나 내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코스”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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