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0.938… 삼성화재, 프로스포츠 최고승률 기록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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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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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공격에 성공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는삼성화재 선수들. 동아일보DB
4일 인천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공격에 성공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는삼성화재 선수들. 동아일보DB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25일 KEPCO를 꺾고 9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16경기를 하는 동안 현대캐피탈에 딱 한 번 졌을 뿐이다. 승률은 0.938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빠졌던 ‘배구 도사’ 석진욱이 합류하면서 좋은 성적이 예견됐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야구처럼 경기 수가 많고 변수도 많은 종목은 승률 7할도 힘들다. 30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도 두 차례밖에 안 나왔다. 그것도 간신히 넘었다.》
‘공이 크면 이변이 적다’는 속설대로 야구에 비해 배구와 농구는 승률이 높은 편이다. 경기 수가 적다는 것도 높은 승률을 유지하기에 좋은 여건. 그래도 수개월에 걸친 장기 레이스에서 9할 승률은 경이로운 일이다.

프로 종목 첫 9할 승률은 남자배구에서 나왔다. 2005시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나란히 승률 0.900(18승 2패)을 찍었지만 경기 수가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다(표 참조). 여자농구 신한은행은 2008∼2009시즌 정규시즌 승률 0.925(37승 3패)를 달성했다. 이 종목 역대 최고 승률이자 최다승이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미스터 9할’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얻었다. 9할 승률까지는 아니지만 올 시즌 남자농구에서도 이 종목 역대 최고 승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26일 현재 25승 6패(0.806)를 기록하고 있는 동부가 주인공이다. 남자농구에선 아직 8할 승률도 나오지 않았다.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삼성화재는 꿈의 9할 승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005시즌에도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신치용 감독은 “승률은 중요하지 않다. 정규시즌 우승이 목표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이 기세라면 프로종목을 통틀어 최고 승률까지 바라볼 만하다.

팀 동료 사이에서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승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 깨지긴 했지만 그게 가능한 일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실현 여부를 떠나 삼성화재는 실업 시절 77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달성했던 팀이다. 그때는 팀의 막내급이었는데 지는 게 너무 어색했다. 요즘 후배들은 그때 그 느낌을 모른다. 그걸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는 언제든지 이길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독주로 팬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져줄 수는 없는 일. 삼성화재는 남은 경기에서도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될 수 있을까. 3라운드 들어 5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항공과의 내년 1월 1일 한판 승부가 역대 최고 승률 달성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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