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푸홀스 “이게 내 정체”… MLB 두번째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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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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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800만원 루저맨서 2012년 2910억원 골든맨으로…
LA 에인절스와 10년 계약

Albert Pujols
Albert Pujols
돌이켜보면 상상도 안 되는 이야기다. 1999년 세인트루이스가 앨버트 푸홀스(31)에게 제시한 계약금은 1만 달러(약 1140만 원)였다. 당시 푸홀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02위로 지명된 평범한 유망주에 불과했다. 푸홀스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세인트루이스가 선심을 쓰듯 그를 붙잡은 돈은 6만 달러(약 6800만 원)였다.

그러나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푸홀스의 인생은 변했다. 3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마치고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해 타율 0.329에 38홈런, 130타점을 몰아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후 ‘괴물’의 질주는 한 해도 멈추지 않았다. 푸홀스는 2000년대 메이저리그의 최고 스타였다. 평생 한 번 치기 힘든 3할 타율을 2010년까지 10년 연속 기록했다. 많은 선수가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든 30홈런도 10년 연속 날렸다. 극소수만 할 수 있다는 100타점 역시 10년 연속 해냈다. 그는 ESPN이 꼽은 최근 10년간 가장 위대한 스타에도 선정됐다.

푸홀스는 올해 부상 등으로 다소 주춤했음에도 타율 0.299에 37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서의 위압감은 여전했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올 시즌 직후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마이애미 등이 2억 달러가 넘는 돈다발을 들고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푸홀스가 선택한 구단은 10년간 2억5400만 달러(약 2910억 원)를 제시한 LA 에인절스였다. 1140만 원짜리 계약금에 상처를 받았던 그가 3000억 원 가까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계약 조건에는 그가 트레이드를 거부할 권리도 포함돼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총액 2억 달러 이상의 잭팟을 터뜨린 선수는 2명뿐이다. 역대 최고 금액은 2008시즌 직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와 맺은 10년간 2억7500만 달러다. 로드리게스는 2001시즌 직전에도 텍사스와 10년간 2억52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푸홀스를 데려오는 데 성공한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는 “에인절스 팬들에게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모레노 구단주가 2003년 월트디즈니로부터 에인절스 구단을 사들일 때 지불한 비용은 1억8400만 달러(약 2108억 원)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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